[21호] 세계를 무대로 당신만의 왕국을 건설하자!
세계를 무대로 당신만의 왕국을 건설하자!
글 이관우 대표

저는 버즈빌이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하여 한국에서 허니스크린이라는 서비스명으로 일본과 미국에서 Lockjoy라는 서비스명으로 스마트폰 잠금화면 광고플랫폼을 만들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게 되면 잠금화면에 광고가 노출되고 광고를 보면 저절로 적립금이 쌓이게 됩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기프티콘 쿠폰이나 영화티켓 등을 구매할 수 있으며 통신요금할인이나 기부, 현금전환 등이 가능한 앱입니다. 지난 1월 말에 서비스를 오픈하여 8개월 만에 한국과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10월 미국시장을 필두로 전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통해 지난 10년간 벤처기업을 설립하고 운영하면서 느꼈던 경험을 함께 공유할까 합니다.
어린 시절 저는 동네 분리수거장에서 버려진 컴퓨터모니터를 주워와서 뜯어보고, 발명품을 만든다며 집에 있는 온갖 냄비에 낚시용 납을 녹여 부엌을 엉망으로 만들곤 했던 사고뭉치였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세상에 없던 아이디어를 발명하고 이를 제품으로 만드는데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일기장을 보면 10일에 3~4일은 발명 아이디어가 일기장을 채울 정도로 발명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아이디어 기록습관 이후 발명노트로 이어졌고, 현재도 에버노트라는 앱을 통해 지속적으로 작성하여 1,000개가 넘는 발명아이디어와 사업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아이디어로 초등학교 2학년 때 어머니가 현관문 고정 장치를 부러뜨리면서 손으로 작동할 수 있는 현관문 고정 장치를 생각하게 되었고, 이를 보완하여 초등학교 6학년 때 전국 발명품 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장학금을 모아 이 발명품을 상품화하였는데 이를 통해 저의 첫 번째 사업체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당시 장학금을 모아 일본 특허를 출원하고, 일본 바이어가 라이센스를 2억에 사 가겠다고 할 정도를 성공적이었습니다. 중학생 신분으로 학업과 사업을 병행하기엔 한계가 있어 라이센스를 프리로 공유하는 바람에 큰돈을 번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도 중국과 일본에서 제 아이디어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는 점은 지금도 가슴 설레는 일입니다.
본격적으로 경영을 배우고 싶어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하였지만, 기업을 설립하고 키워가는 기업가를 만든다기보다는 큰 기업의 전문경영인을 만드는데 최적화된 커리큘럼이었습니다. 이에 아쉬움이 남은 저는 공학수업과 디자인수업을 집중적으로 들으면서 대학 1학년 때 동아리 형과 함께 ㈜이토프라는 회사를 창업하였습니다. 사업 초기 햇반과 같은 레토르트식품에 바코드를 새겨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자동으로 조리를 해 주는 모듈을 개발하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전자레인지 사업이 사양사업이었고 동남아로 생산기지가 넘어간 시점이라 함께 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기가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1년 동안 고생만 하다가 결국 바코드 센싱 기술을 모바일 코드 기술에 응용하여 기존 QR코드보다 1/20 가격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습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네이버에 50억 벨류에이션으로 인수되었습니다.
이후에 저작권관리솔루션을 개발하는 ㈜포스트윙을 창업하여 국내 주요 언론사에 솔루션을 납품하였습니다. 더불어 자유여행 서비스인 윙버스, 맛집 소개 서비스인 윙스푼 멤버들과 함께 ㈜데일리픽이라는 맛집 전문 소셜커머스를 창업하였습니다. 50% 이상 가격을 할인한다는 소셜커머스의 특성을 가지면서도 맛집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 경쟁자들과는 차별화된 소셜커머스였습니다. ㈜티켓몬스터에 당시 밸류에이션 90억 원에 인수되면서 팀을 합쳐서 1위 소셜커머스를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하게 됩니다. ㈜티켓몬스터 역시 리빙소셜이라는 글로벌 소셜커머스에 당시 밸류에이션으로 수천억 원에 인수되어 기업경영에 있어 글로벌 스탠다드를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500만 원에 창업해서 1~2년 만에 수천억 원의 회사로 키워낼 수 있다는 점이 IT 스타트업의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뛰어난 멤버들이 있을 경우 소자본으로 크게 성공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이 성공확률이 낮다고는 하지만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1만 시간 이상 꾸준히 도전한다면 초기 자본이 크지 않기 때문에 다른 창업에 비해 리스크가 높지만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로버트 기요사키에 따르면 세상에는 크게 4가지 직업이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피고용자로서 월급을 받는 “샐러리맨(Employee)”의 포지션이 있으며, 이들은 본인의 시간을 들여 고용주의 부를 늘려주고 고정된 임금을 받는 직업군입니다. 또 전문적으로 한 직종에 종사하거나 자영업을 하는 “전문가(Self-Employed)” 포지션이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시간을 들여 자신의 돈을 벌지만, 자본과 고용에 의해 부를 창출하는 메커니즘이 구현되어 있지 못해 본인이 매일 일을 해야지만 시간에 비례해서 돈을 벌 수 있는 직업군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개인병원 의사나 개인 변호사를 들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포지션으로 자신의 무한책임하에 고용자로서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가(Business Owner)”의 포지션이 있습니다. 이들은 자본을 끌어오고 고용을 창출하여 기업 메커니즘에 의해 부를 창출하는 포지션입니다. 기요사키의 경우 일반적으로 200명 이상 고용을 한 회사의 기업가를 이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내일부터 당장 한 달 일을 못 하더라도 기업이 지속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메커니즘이 구축된 회사라면 직원이 2명이라도 여기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마크 주커버그가 한 달 휴가를 낸다 하더라도 페이스북은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것입니다. 대다수의 IT 플랫폼회사의 경우 직원이 소수이더라도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수익을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대부분이 기업가 포지션에 속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외에 자본을 통해 다양한 기업이나 부동산 등 투자를 담당하는 “투자자(Investor)”의 포지션이 있습니다. 이 중 자신의 아이디어를 통해 자본을 끌어들이고 고용을 창출하여 자신만의 왕국을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기업가(Business Owner)”와 “투자자(Investor)”의 포지션이 매력적인 직업군이라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온라인과 모바일이 발전하면서 사업의 기초가 되는 플랫폼 자체가 글로벌화되고 있습니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통해 싸이가 빌보드 2위에 올랐습니다. 음반 시절에는 꿈도 꿀 수 없었던 일일 것입니다. 스포츠 자본시장이 글로벌화하면서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신인왕을 꿈꿀 수 있습니다. 전통 제조업은 글로벌 시장에 나가기 위해 많은 자본이 들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반면, 모바일시장의 경우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 같은 플랫폼을 안고 오픈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을 진출할 수 있고 심지어 해외 시장에서 1위를 노릴 수 있는 시대가 다가왔습니다. NHN의 라인이라든지 VCNC의 비트윈 같은 앱들은 이미 해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제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하되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왕국을 건설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좁은 한국시장에서 치고받고 할 것이 아니라 사업기획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기획하고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나의 아이디어가 60억 인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큰 꿈을 안고 당장의 실패를 딛고 일어선다면 여러분이 제2의 마크 주커버그나 스티브 잡스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돈키호테>의 한 구절처럼 삶을 살 수 있다면 멋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싸워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밤하늘의 별을 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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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싸워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밤하늘의 별을 따자.
– <돈키호테>, 미겔 데 세르반테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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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다양한 분야의 20대 리더들을 위한 Global Shapers Community 회원들의 연재 칼럼입니다. 세계경제포럼에서 만든 Global Shapers Community는 스위스 제네바 본부를 중심으로 전 세계 주요 도시에 허브를 두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 커뮤니티입니다.
● 이관우 대표
어렸을 때부터 창업에 관심이 많아 학창시절부터 크고 작은 창업을 해왔다. 2010년에 창업한 소셜커머스 데일리픽을 성공적으로 티켓몬스터에 매각하고 티켓몬스터에서 2년간 일했다. 이 후 ‘아이디어로 세상에 기여하겠다’는 꿈을 갖고 회사를 나와 다시 창업에 도전. 현재는 설치만 하면 저절로 돈이 쌓이는 잠금화면 앱 ‘허니스크린’을 개발하여 한국뿐 아니라 일본 등 글로벌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는 벤처기업 ‘버즈빌’의 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