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캠프 MODU DREAMERS

[20호] 고등학생 동아리, 너를 해부한다

THE HERMES 특집기사

고등학생 동아리, 너를 해부한다 (김동현, 이진아, 김동건, 이정화)

동아리 :  ‘같은 뜻을 가지고 모여서 한패를 이룬 무리‘

이 말은 예전까지만 하더라도 대학 캠퍼스에서나 볼 수 있는 말이었다.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동아리 활동이 완전히 제공되지 않았던 것은 결코 아니지만, 고등학생들의 1차적 목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통한 대학 정시 선발이었고 그런 그들에게 동아리 활동은 대입에 도움도 많이 되지 않을뿐더러 수능 공부할 시간을 빼앗는 존재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대학 수시 선발 인원 증대와 전형 다양화, 생활기록부 강조 등의 기류가 대입 과정에 새로이 형성되면서 고등학교 동아리들은 질적, 양적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 동아리들의 생생한 운영 실태를, 최근 문과 동아리의 꽃으로 떠오르고 있는 경제/경영 동아리 사례를 통해 살펴보았다. 

동아리, 어떻게 운영되는가?

서울 중산고등학교 경제동아리 ‘CZAR’은 고등학생들이 접하기 어려운 실물경제를 간접 체험, 경제 이슈 토론 및 발표, 경제 관련 다큐멘터리 등의 영상 시청, 외부 강사를 초빙한 경제 강의, 금융기관 방문 등의 활동을 진행했고,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원들이 다같이 한국경제신문에서 주최하는 경제 자격 시험 TESAT을 공부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경북 영양여자고등학교 경제동아리 ‘VEP’는 경제 토론, 중소기업 탐방, 경제 관련 UCC 촬영 및 홍보, 교내 경제골든벨 주최 등의 활동을 계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동아리장 최혜정 양(17)은 “매달 ‘경제를 견제하지마’ 라는 경제 이벤트지도 제작하고 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경제지식을 알기 쉽게 전할 수도 있고, 동아리도 홍보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

서울 환일고등학교 경제동아리 ‘HWAN-IL ECONOMICS’의 활동에는 경제시험대비 자체 경제 해설서 제작과 대회 참가, 경제토론 등이 있었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경제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동아리의 주 목적이라고 밝힌 부장 박호현 군(17)은 “최근 사회적으로 청소년 경제교육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지만 바쁜 고등학생으로서 일일이 교육을 받으러 다니기도 어려워 실질적으로 와 닿지 않는 부분이 있다. 우리 동아리뿐만 아니라 타 학교의 경제 동아리들이 그러한 고등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약간의 아쉬움을 토로함과 동시에 작은 소망도 밝혔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동아리 부원들은 기초적인 경제 이론을 공부하고 시사 경제 지식을 쌓으며 간접적으로 체험하기도 한다. 이는 자연히 각종 경제 시험에서의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잠재적으로 경제 경영학과에 지원할 수 있는 소양 배양, 궁극적으로 자신의 관심 진로와 꿈에 한 발짝 경험하고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시해주고 있다.

동아리, 아쉬운 점과 문제점도 많다

동아리 수와 여기에 참가하는 학생들 수가 늘면서 새로운 문제점들도 생겨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동아리 활동 목적의 변질이다. 동아리를 오직 ‘대학’만을 위한, ‘스펙’만을 위한 수단으로 치부한 채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동아리원들의 경우가 바로 그러한 예이다.

실질적인 사례를 들자면, 서울 모 고등학교 경제 동아리 장의 인터뷰에서, 부장이 ‘좋은 실물 경제 체험프로그램이 있으니 하고 싶은 사람은 개별적으로 신청해 달라’는 공지를 부원들에게 전달하자‘이거 필수야?’라는 한 부원의 말에 다른 부원이‘하나라도 스펙 쌓아야지.’라고 대답해 마음 한 구석이 불편했던 경험이 있었다고 말했다. 물론 많은 수의 고등학교 동아리들이 자신의 스펙만을 위한 이기심에 동아리 활동에 선별적으로 참여하는 부원들을 데리고 있을 것이고, 심지어 동아리 자체도 대입을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조사 결과, 좌측 그래프처럼 적지 않은 학생들이 대입을 위하여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설문 조사에서는 같은 선택지로 경제/경영 동아리 부원들이 왜 경제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는지에 대한 설문을 진행하였는데, 52% 가량의 응답자가 ‘입시 및 구직’이라고 답하고, 오직 8%의 응답자만이 ‘전문적 학문 탐구’라고 대답해 보통의 학생들이 경제 동아리에 참여하고 활동하는 부원들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경제라는 학문에 초점을 맞춘 동아리들이 다른 종류의 동아리들에 비해 특별히 부각되는 문제점은 저 정도에 그칠 수 있겠으나, 여느 동아리가 그렇듯이 경제 동아리 또한 부원들의 저조한 참여, 약속을 잘 이행하지 않아 서로에 대해 낮아지는 신뢰도, 동아리 장의 독자적인 결단 및 행동, 동아리 회원과 비회원 간의 위화감 등 보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동아리 내부의 결속력을 약화시켜 정상적인 운영을 불가능에 가깝게 하며, 자칫해서는 친구들 간에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바로 이러한 문제점들 때문에 동아리 활동에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학생들이 존재하는 것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완하면 좋을까?

근본적으로 동아리 부원들의 태도 변화와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동아리 부장 한 명의 능력과 열정만 가지고는 동아리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기가 힘들다. 모든 부원들이 성실히 참여하고 동아리 활동 그 자체를 위해 참여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모든 학생들의 협력이 뒤따를 때, 비로소 바람직한 동아리 운영을 위한 기초가 마련될 수 있다.

동아리 지도교사에게서 학생들의 동기 부여를 위한 조언을 받거나, 성실히 참여하지 않는 부원들을 강제로 탈퇴 시키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한 번 가진 태도를 바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다른 누군가에 의해 동아리에서 나가는 사람이 발생하는 것은 모두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따라서 애초에 동아리 부원들을 실력 뿐만 아니라 성실도, 사회성 등 인성적인 측면까지 고려해 가며 엄격하게 선발하는 것이 동아리가 갖는 본원적 문제를 사전에 해결할 수 있는 이상적 방안이 될 수 있다.

물론 회원과 비회원 모두를 위한 다양하고 흥미로운 활동 제공, 동아리 운영의 민주성, 학생들의 독자적 힘으로는 실행하기 어려운 활동들에 대한 학교 측 지원 등의 해결 방안도 있다. 하지만  부원들이 스펙과 진학만을 위한 이기적인 태도를 버린다면 위의 해결방안들은 자연히 뒤따를 것이다. 자신의 동아리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위해 고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인기와 효용성에 있어서 여러 학술 동아리 중에서도 항상 많은 학생들의 관심을 받는 고교 경제 동아리.장점과 단점 모두가 존재하지만,그것이 어느 고교생들보다도 더 경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들의 것이기에 그 단점이 언젠가 모두 장점으로 탈바꿈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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