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직업인 인터뷰

[17호] 옷을 짓다 – 의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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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의 윤은혜, 「청담동 앨리스」의 문근영, 「패션왕」의 신세경.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의상 디자이너! 드라마 속 디자이너들은 항상 세련된 옷을 걸치고 근사한 사무실을 드나들면서 화려한 삶을 즐기는 것 같아. 의상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생각하는 것만큼 화려하기만 할까? 의상 디자이너가 진짜 어떤 일을 하는 지 궁금한 MODU친구들이 많을 거야. 드라마에는 안 나오는 의상 디자이너의 세계, 지금부터 알려줄게!

 의상 디자이너, 이론보다는 감각을!
 
 
안녕하세요. MODU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해요.
맞춤의상을 제작하는 루앤페의 디자이너 고은희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맞춤의상이요? 맞춤의상 디자이너는 어떤 일을 하나요?
일반 디자인 회사와 다르게 한 사람의 요구에 맞춰 옷을 제작하는 일이에요. 개인에게 딱 맞춘 한 벌의 의상이 나오려면 보통 7일에서 15일 정도 걸려요. 우선 고객에게 가장 어울리는 옷을 스케치하고 의상에 사용될 원단이나 액세서리 등의 부자재를 선택해요. 의상을 만드는 것은 분업화가 되어 있어서 다양한 전문가와 협동해야 해요. 재단하고  패턴(같은 말 ‘무늬’ ; 옷감이나 조각품 따위를 장식하기 위한 여러 가지 모양)을 그리는 일은 기술적인 부분이 아주 중요해서 재단사(옷을 마름질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 패턴사(디자이너의 스케치나 작업지시서에 따라 의류의 패턴 즉, 기본 모형을 제작하는 일을 담당하는 사람)라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요. 그리고 옷이 완성되면 고객이 직접 입어보고 수정하는 단계를 거치죠.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이하 프런코)」방송을 보면 원단부터 디자인, 봉제4까지 디자이너 혼자서 끙끙대며 만들던데, 실제로 그렇지는 않군요.
프런코의 경우 하루 이틀 만에 옷이 완성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안감이나 바느질이 꼼꼼하지 못해요.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입고 생활해야 하니까 작은 것도 세세하게 신경 써야죠. 또 입었을 때 얼마나 편안한지, 내 몸에 얼마큼 잘 맞는지가 중요해서 옷이 나오면 직접 입어 봐야 해요. 그것을 피팅작업이라고 하는 데 의상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작업이에요. 그리고 옷은 처음부터 우리가 입을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져 나오는 게 아니라 몸통과 팔 다리가 따로 나와요. 그리고 직접 입어 보는 피팅작업을 거친 후에 봉제에 들어가죠. 그래야 입었을 때 편안한 옷이 될 수 있어요.
 
 
내 몸에 딱 맞는 옷이 입었을 때도 편하겠네요. 그럼 의상 디자이너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의상학과나 패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하거나 전문 학원에서 의상 디자인 과정을 수료하는 게 도움이 되겠죠. 그러나 과가 중요한 건 아니거든요. 유명 디자이너 중에서도 산업디자인이나 국문학을 공부한 사람도 있어요. 디자이너는 학문보다 패션에 대한 감각이 필요해요. 감각만 있다면 얼마든지 다양한 길을 통해 디자이너가 될 수 있겠죠. 현장에서 기본 용어부터 하나씩 배워나가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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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이론보다는 실전이란 말씀이군요. 감각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그 감각이란 어떤 건가요?
의상 디자이너는 예술가, 심리학자, 정치가, 경제학자, 판매원 등 참 많은 배역을 소화해야 돼요. 내가 만들고 싶은 옷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옷은 예술품이 아니라 제품이거든요. 사람이 입는 것을 생각하면 건강을 위해 아무 소재나 쓸 순 없잖아요. 만약 빳빳한 소재로 옷을 만든다면 입었을 때 매우 불편하겠죠. 또 옷을 입는 목적도 다르잖아요. 피부를 보호하기 위함인지 멋을 내기 위함인지 그 심리도 파악해야 하고, 시대에 따라 소비성향이나 트렌드도 변하니까 정치나 경제의 흐름도 알아야겠죠.  
 
 
의상 디자이너는 정말 다재다능해야겠네요. 
하하, 그런가요? 드라마에서 보면 디자이너들은 세련된 옷을 입고 나오잖아요. 그런 화려한 면에 끌려 의상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실제로는 원단을 구하기 위해 시장을 돌아다니고, 밤늦게까지 남아 디자인하고, 재단사나 패턴사를 만나러 이리저리 뛰어다니려면 화려한 생활과는 거리가 멀죠. 평소에는 일하기 편한 차림으로 많이 다녀요.
 
 
예쁜 옷도 입지 못하고 밤낮없이 뛰어다니고. 힘든 점이 많을 것 같아요.
힘든 것을 이겨내야 디자이너가 될 수 있어요. 다만 속상한 것은 디자인과 다르게 옷이 나올 때예요. 아무래도 분업화되어 있다 보니 여러 사람 손을 거치잖아요. 주문이 잘못 들어가면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옷이 나오는 경우가 있어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처음부터 다시 만들기도 하고, 일부만 수정에 들어가기도 하죠.
 
 
힘들어도 의상 디자이너를 계속하는 매력은 무엇인가요?
고객이 내가 만든 옷을 입고 만족해하는 표정을 보면 진짜 기분이 좋아요. 또 나이를 먹어도 계속 옷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좋아요. 평생 할 수 있는 직업이니까요. 옷을 안 입고 살 순 없으니 사회가 바뀐다고 없어질 직업도 아니고요. 요즘에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정보공유가 빠르니까 트렌드도 자주 바뀌는데요. 그런 요구를 채워주기 위해서는 의상 디자이너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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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라인의 비밀은 바른 자세
 
 
지금까지 만든 옷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의상은 무엇인가요?
디자이너가 되고 맨 처음 만든 옷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갈색 투피스였는데 치마에 꽃 장식을 달아 디테일을 살린 디자인이었어요. 주변에서는 이상하다고 말렸는데 꼭 하고 싶어서 고집을 부렸죠.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한 대학생이 그 옷이 마음에 든다고 하면서 사가더군요. 그때 뿌듯함에 하늘을 날아갈 것 같았어요. 
 
 
와, 결국 고은희 디자이너 님의 생각이 맞았던 거네요. 갑자기 궁금해지는데 의상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디자인이 아무리 예쁘고 디테일이 살아있어도 입었을 때 딱 떨어지는 라인이 중요하거든요. 너무 크거나 작게 입으면 라인이 예쁘지 않아요. 입었을 때 몸에 잘 맞는지, 길이는 적당한지 체크하는 게 중요해요. 
 
 
라인이요? 그런데 대부분 마른 사람들이 옷발을 잘 받잖아요. 모델이 아닌 일반인이 라인을 예쁘게 입기 어렵지 않나요?
말랐다고 옷발이 잘 받는 것도 아니고 뚱뚱하다고 다 이상한 건 아니에요. 옷을 입었을 때 예쁜 라인은 바른 자세에서 나오는 거예요. 내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어도 자세가 구부정하다면 정말 이상하게 보일 거예요. 44냐 55냐 사이즈에 신경 쓰기보다 자세를 바르게 하세요. 
 
 
마르지 않아도 충분히 예쁠 수 있다는 말씀이군요! 마지막으로 의상 디자이너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해요.
디자인은 가만히 앉아서 나오는 게 아니에요. 좋은 디자인은 옷을 입는 사람, 의상을 만드는 사람과 소통을 통해서 나오지요. 소통을 하려면 의상 디자이너는 현장을 많이 뛰어다녀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강한 체력과 정신력이 필요해요. 소통하는 능력과 체력, 그리고 정신력. 이 세가지만 갖춘다면 좋은 의상 디자이너가 될 수 있을 거예요. 
 
 
 
맞춤의상을 입는 이유?
 
핫팬츠가 유행이라면 거리의 여자들 70%가 핫팬츠를 입고 다니는 걸 봤을 거야. 모두 똑같은 옷을 입으니까 개성도 없고 재미도 없잖아? MODU친구들이 더 잘 알 거야. 똑같은 교복이라도 조금이라도 더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에 교복을 변형하는 것처럼. 맞춤의상을 입는 이유도 마찬가지야.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나만의 옷을 입고 싶은 심리지. 또 표준화되어 나온 44, 55, 66 사이즈 규격에 몸을 맞추고 싶지 않다는 이유도 있어. 내 몸에 딱 맞춘 편안한 옷을 입고 싶은 마음에서 맞춤의상을 선택하는 거지. 
기성복 디자이너는 어떻게 옷을 디자인할까?
 
최소 6개월 전부터 앞으로 어떤 아이템이 유행할 것인지 시장을 분석하고 자료를 조사해. 자료를 토대로 올 봄의 유행 아이템을 구상하는 거야. 옷을 구매하는 고객의 성별이나 나이에 맞춰 디자인하고 패턴사나 재단사에게 줄 작업지시서를 작성해. 패턴사나 재단사와 협력한 의상이 만들어지면 마네킹에 입히거나 직접 입어보면서 불편한 점은 없는지 확인하지. 마지막으로 수정사항을 반영하면 의상이 완성! 그렇게 완성된 옷은 패션쇼에 새롭게 선보이거나 각 매장에 상품으로 나가는 거야. 거기서 끝이 아니야. 고객의 반응을 살펴서 다음에 디자인할 때 반영하는 작업까지 의상 디자이너의 몫이야. 
 
 
 
의상 디자이너가 알려주는 패션 tip
 
올 봄 유행 스타일
 
올 봄에는 심플한 디자인에 핫핑크나 형광빛이 나는 노란색, 파란색 등 비비드한 색으로 포인트를 준 옷이 유행이에요.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10년 후에 봐도 촌스럽지 않은 스타일로 연출하는 것이에요. 과하지 않은 심플하고 단정한 스타일이 10년 후에 봐도 멋지단 사실! 10대인 MODU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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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Dresser가 되는 3가지 포인트
 
하나, 심플한 스타일은 최소한 실패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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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one 포인트! 깔끔하게 입되 한 가지의 포인트만!
셋, 자신의 체형을 커버할 수 있는 옷을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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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 디자이너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의상 디자이너는 유학을 가야 한다? 
유학을 많이 가는 건 사실이에요. 더 넓은 곳에서 견문을 넓힐 수 있으니까 의상에 대한 감각과 생각이 깊어지겠죠. 하지만 유학을 다녀온다고 더 좋은 의상 디자이너가 되는 것은 아니에요. 중요한 것은 실전에서 어떻게 감각을 발휘하느냐라는 것. 명심하세요.
 
 
의상 디자이너는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  
디자이너가 의상의 디테일, 소재, 볼륨감, 봉제선, 재단선 등을 그린 그림을 도식화라고 하는데요. 도식화를 그리는 데 뛰어난 그림 실력은 중요하지 않아요. 그림 실력보다는 오히려 뛰어난 색감이 더 필요하죠. 
의상 디자이너의 옷장은 다양한 옷으로 가득차 화려할 것이다?
아무래도 옷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유행하는 아이템은 많이 사는 편이에요. 보통 사람보다 소유한 옷은 많지만 자주 입게 되는 옷은 정해져 있더라고요. 그런 면에선 저도 남들과 똑같아요.
 
의상 디자이너는 한발 앞서 유행을 예측해야 하는 직업이야. 유행 스타일 속에는 의상 디자이너의 끊임없는 시장조사와 노력이 숨어 있어. 그래도 내가 디자인한 옷이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다면 정말 뿌듯하겠지? 동대문 시장을 뛰어다니며 의상 디자이너가 될 자신이 있다면 패션에 대한 감각과 강한 체력을 길러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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