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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호] 재미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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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동기’는 나를 ‘행동’하게 
만들어주었고 재미를 줬다.

 

 
 
여러 나라의 사람들과 함께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근처의 모로코에서 40일간 해외자원봉사활동을 하던 때. 나는 ‘영어교육’을 주제로 자원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다. 영어 울렁증이 심했던 내가 어쩌다 영어교육을 가지고 외국인들에게 봉사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니 넓은 세상에서 만난 민간외교관 친구들의 멋진 모습들 때문이었다. 세계와 부딪히며 다양한 언어를 배운 친구들은 기본적인 통역의 수준을 넘어 문화의 중재자,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멋지기도 하고 부럽기도 해서 스스로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고자 하는 ‘필요성’을 계속 만들어 나갔다. 그래서 나의 봉사여행은 내 언어 선생님들을 만나는 시간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라비아어, 프랑스어에 이어 영어가 제 3외국어인 이슬람 국가에서 영어를 가르친 것은 나에게 여러모로 ‘윈-윈’의 경험이었다. 개인적으로 영어 실력을 점검하고 발전시킬 기회가 되었을 뿐 아니라, 이슬람 문화를 이해하고 프랑스어에 조금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으니까. 또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그 자체로 ‘나는 그래도 쓸모 있는 사람이야!’ 하는 기분 좋은 자기만족까지 느낄 수 있었으니 정말 얻을 건 다 얻은 셈이다.
 
한편, 점수화된 영어에만 집착하는 우리 모습은 슬프다. 점수에 집착할수록 성취, 배움, 지혜, 성장, 자신감, 실패의 극복과 같이 정말 중요하지만 점수를 매길 수 없는 가치들은 그만큼 존중받지 못하니까. 내 생각, 내 주관 없이 영어 점수가 필요해서 하는 영어 공부는 청소기가 누군가의 손에 붙들려 청소를 하는 것과 뭐가 다를까? 아마도 내가 토익 점수로 내 성취를 측정하려 했다면 나의 해외 봉사 경험은 무의미한 시간, 또는 너무나 비효율적인 영어 공부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이쯤에서 생각의 전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점수화된 영어’는 현재를 살아가기 위해, 가까운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지만, 긴 인생을 놓고 본다면 사소한 것일지도 모른다. 대신 우리가 다른 언어를 알아가는 것에 목적을 둔다면 조금 더 재미있게 영어를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조금 더 지속적이고 재미있게 다른 언어를 알아가려고 해당 언어의 소설책이나 영화를 보는 것, 또는 외국인 친구들과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이메일을 쓰는 것, 친구들과 함께 국제 행사에 참여하는 등의 방법을 썼다. 무엇이 됐든 내가 만든 ‘동기’는 나를 ‘행동’하게 만들어주었고, 재미를 줬다.
 
인생이 한 편의 연극이라면 우리는 그저 필요하기에 거기 있는, 청소기 같은 소품이 아니라 주연 배우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배우뿐 아니라 감독도 될 수 있다. 감독이자 배우로서 연극의 큰 그림을 그리고 연습을 한다면, 스스로 재미를 찾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만약 그게 어려우면 주변의 다른 배우와 감독에게 물어보면 된다. 무작정 부딪쳐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세상엔 경험으로 만나는 무형의 훌륭한 스승님도 많으니까. 한 번뿐인 내 인생, 최고의 무대를 위해. 재미있게,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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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미 www.sonbomi.com / @KatieBomiSon
(현) ProjectAA* Asian Arts 대표 
(전) 존슨앤드존슨 마케팅 근무 
‘세상에서 가장 이기적인 봉사여행’ 저자
(2011 한국인재원 청소년권장도서) /
2012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 선정한 20대 글로벌 리더 Global Shaper 한국대표
 
“불투명한 미래로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세상을 만나는 또 하나의 방법을 알려준다” 며 서울시장 박원순씨가 청춘멘토로 손꼽은 저자. 대학재학 중 5년간 25개국 여행, 6개국 봉사여행을 통해 넓은 세상과 사람들을 만나며 성장했다. EBS ‘공부의 왕도’, KBS World 프랑스어 방송, KBS 3 라디오 여행기에 출연, 다양한 대학에서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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