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세계

[15호] 자유전공학부

줄기를 잡다 

자유전공학부

글 권동혁

도움 경희대학교 무역학과 김민재 학생,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임보라 학생 

학교? 학과? 전공? 12년 간 단 한 번도 고민하지 않고 살다가. 수능 칠 때가 되어서야 집약적이고 압축적으로 고민을 하려다 보니 엄-청 고민 되겠단 말이지. 오잉. 그런 고민 좀 덜하고 갈 수 있는 학과가 있다고? 거기가 어디길래!

자유전공학부의 목적

산업디자인학과, 경제학과, 전자공학과, 체육교육학과… 요렇게 이름에서부터 학과의 정체성이 팍팍 드러나는 학과들도 많은데, 자유전공학부는 대체 뭐하는 학과인지 나도 궁금해. 그래서, 한국에 자유전공학부가 설치됐다는 대학 홈페이지는 싹다 탈탈 털었다! 그래서 비로소 알게 된 자유전공학부의 목적. 너희들에게만 살짝 알려줄게!

1.학생들의 선택권 보장

3년, 중학교 3년. 초등학교 6년. 12년의 시간이 주어졌다고 해서 우리에게 전공에 대한 고민을 할 시간이 충분했던 건 아니지. 그렇기 때문에, 덥석 나의 4년을 한두 달 안에 결정지을 수 없는 학생들을 배려하기 위해 전공탐색의 시간을 주는 것이 자유전공학부의 큰 목적 중에 하나야. 학생에게 진지하게 자신의 미래를 결정지을 시간을 주는 것!

2.통섭형 인재 배출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 더 복잡해 지는 현대 사회의 요구에 적합한 인재는 하나 이상의 전문성을 가진 인재라는 것이 최근 대학 사회의 판단이야. 복수전공, 연계전공을 필수화시키고 있는 것도 같은 생각이지. 그래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자유전공학부의 큰 목적 중에 하나는 전문성을 가지면서도 사회의 큰 줄기를 짚어낼 수 있는 통섭형 인재를 만들어 내는 것!

자유전공학부의 시작

자유전공학부라는 이름이 아직 생소한 학생들이 많지? 그럴 만도 한 것이, 자유전공학부는 최근에 여러 대학에서 도입하기 시작한, HOT!한 전공제도기 때문이지. 자유전공학부가 본격 도입된 것은, 우리나라에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생겨나기 시작한 2009년 즈음이야. 로스쿨이랑 자유전공학부랑 무슨 관계가 있냐고 물으신다면? 뭐 이왕 얘기하는 거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지. 처음 로스쿨이 우리나라 대학들에 들어올 때, 법학부가 존속하는 학교에는 법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할 수 없도록 정책이 결정되었어. 그래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서울대, 고려대 등 법과대학이 유명했던 학교들도 로스쿨 인가를 위해 법학부를 폐지했지.

아무리 생각해도 그거랑은 상관이 없는 것 같다고? 하지만 잘 생각해봐. S대 법대, K대 법대의 과거 명성을. 꼭 이 학교들뿐만 아니라 각 대학교의 법과대학은 인문계열 수재들이 모이는 학부였어. 지금 공부 좀 한다 하는 친구들이 우르르 몰리는 학과가 몇몇 개로 정해져 있는 것처럼 말야. 그래서 로스쿨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법학부를 폐지한 대학교 측에서는 법학부로 왔어야 할 인재들을 놓치지 않을 방법을 고민하게 됐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짜잔. 시대의 요구와 맞아떨어지는 자유전공학부라는 답을 찾게 되었지. 그래서 로스쿨이 생긴 학교에 자유전공학부가 많다는 사실!

 

다양한 학교의 자유전공학부 운영

 

자유전공학부는 여러 목적을 가지고 있어. 그런데 학교마다 자유전공학부 설치의 제1목적으로 생각하는 것들이 다르기 때문에 그 운영이 조금씩 달라. 학생들로서는 혼란스럽지. 하지만 자유전공학부라는 이름에 걸맞게 자유로운 운영, 학생들에게는 그만큼의 선택권이 또 열려있다고도 볼 수 있는 거야! 자, 그럼 각 학교별로 어떤식으로 자유전공학부가 운영되고 있는지. 한 번 살펴볼까?

자유대학교 자유전공학부 배상진짜사나이(가상)초중고 12년의 교육과정과 대학에서 배우는 공부는 사실 많이 다르잖아요. 뭘 배우는지 떠올려보고 선택하는 것도 어렵고요. 그래서 좀 더 대학에서 탐색하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입학 전에 저는 사실 외교학을 전공하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학교에 와서 전공을 몇 개 들어보니, 경영학이 더 잘 맞는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죠.

 

1. 뭘 선택할 지, 고민된다고? 그럼 알아볼 시간을 주겠어. (전공탐색형)

대학교 전공선택이 까다로운 이유? 그건 아마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내가 4년간, 혹은 그 이후로 내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지도 모르는 학과 전공을 선택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지금 이야기하는 이곳 학교들에서는 그런 학생들의 부담을 줄여 주는 방식으로 자유전공학부를 운영하고 있어. 전공을 정하지 않고 일단 학교에 입학했다가, 여러 전공탐색 수업을 들으면서 이 학과, 저 전공의 이모저모를 따져볼 수 있는 거지. 고등학교 때 내가 잘 모르는 것들을 선택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드는 거야. 무작정 어렴풋이 가지고 있었던 학과 전공의 환상과 실제를 비교해 보게 되는 거지. 이 부분에 있어서도 학교마다 운영방식이 조금 다를 수 있는데 전공을 선택하고 나서도 계속해서 자유전공학부로 운영되는 학교가 있는 반면, 전공을 선택하면 해당 학과, 전공으로 소속이 옮겨지는 경우도 있어. 하지만 이런 거야 크으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니 내가 가는 학교에서 어떻게 된다는 것만 알고 있으면 되겠지?

주의할 점이라 한다면 대부분의 학교에서 선택에 제한이 있는 전공들을 두고 있다는 것. 예를 들어 사범대 전공 같은 경우는 자유전공학부라고 할지라도 자신의 주전공으로 선택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이공계 자유전공학부는 많지 않지만, 의예, 치의예, 한의예, 약학 같은 전공들도 보통은 선택에 있어 제한이 있지.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의대나 사범대에 자질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자유전공학부를 선택하는 것은?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이야기야. 자유전공학부라고는 하지만 분명히 선택의 자유를 무한정 주는 것은 아니거든!

자유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권태훈제구이(가상)저는 1학년을 마치고 나니 화학이랑 생물학에 관심이 많이 생겼어요. 그래서 두 가지를 다 공부할 수 있는 화학생물공학부로 진학을 생각했는데, 제가 판단하기에는 생물학과 수학 수업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떻게 할까 고심하던 차에 학생설계전공을 통해서 전공을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죠. 기존 학과로 진학했으면 제가 끝까지 흥미를 갖고 공부를 하기는 힘들었을지도 몰라요.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 자기설계전공을 하면 좀 힘들 거예요. 필수로 들어야 하는 다른 전공과목들이 꽤 있거든요. 그렇지만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공부니까 다 참고 해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정말 좋아하는 공부가 있다면 한 번 도전해 보는 것. 전혀 아깝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2. 용자여. 너의 길을 가거라! (전공설계형)

자유! 캬. 멋진 말이지. 그런데 무슨 다 차려놓은 밥상에서 무슨 자유를 논하나. 자유전공이라면 내가 배우고 싶은 과목들을 묶어서 전공을 하나 만들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어? 내가 듣고 싶은 수업, 공부하고 싶은 과목들을 모아서 하나의 완성된 커리큘럼으로 나만의 전공을 만드는 거야. 이거야 말로 자유전공만의 낭만이지.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정말 해당 분야에 대한 깊은 고민과 지식들이 많이 필요할 거야. 하지만 아직 내가 배우고 싶은 공부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학과, 전공을 찾지 못했다면! 너 스스로 전공을 설계해 볼 수 있는 자유전공학부를 찾아보라는 거지. 두 가지 전공 이상의 커리큘럼을 융합해서 하나의 학사과정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조금은 머리가 아플 수 있어. 학생 개인이 정말 철저히 자기 미래를 설계하는 거지. 그러니 새로운 전공설계형의 과정을 개척해가려면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공부를 찾아야 한다는 것.

여기서도 주의할 점이라고 한다면, 기존에 있던 학과 커리큘럼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안정적이지 않을 수 있어. 미리 닦아 놓은 길이 아니라 나만의 길을 갈 때 짊어질 수밖에 없는 위험이라고 할 수 있겠지. 아 그리고, 물론 내가 설계한다고 해서 아무 전공이나 막 만들 수 있는 건 더더욱 아니야. 그럼 자유전공이 아니라 “아무렇게나 전공”이겠지? 내가 새롭게 설계한 전공은 당연히 학과의 승인을 받아야 해. 즉, 내가 아무리 공부해 보고 싶은 과목들을 잘 섞어서 하나의 전공으로 짜잔 내놓았다고 해도, 더 똑똑하신 교수님들의 판단에 이건 한 번 탐구해볼 만하다고 인정이 되는 경우에만 나만의 전공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거.

자유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이자연날리기(가상)우리학교는 주전공과 함께 자기설계전공 트랙을 선택해서 복수전공을 할 수 있는데요. 저는 언론정보학과 함께 통합적문화연구라는 자기설계전공트랙을 이수했어요. 4년간 배울 전공을 미리 고민해보지 않았다는 것도 있지만 자유전공학부에서 독자적으로 설계해서 운영하는 커리큘럼에도 관심이 많았거든요.
전통적으로 하나의 학문만을 깊게 공부하는 것보다는 제가 택하고자 하는 진로에 맞추어서 여러 학문을 두루 섭렵할 수 있어 좋았어요. 저는 기자가 되는 것이 꿈인데 하나의 학문에서 나오는 전문성뿐만이 아니라 넓은 학문 세계를 두루 접해볼 수 있는 기회였거든요. 평소에는 잘 관심을 가지기 어려웠던 철학, 역사, 문학 같은 인문대 과목과 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 분야까지 넓은 선택권이 자기설계전공 트랙 안에 포함이 되어있답니다.

 

3. 모두가 원하는 인재로 만들어 줄 거야~ (전공트랙형)

앞서 이야기했던, 자유전공학부의 탄생비화 기억나? 이건 거기서 이어지는 이야긴데 말이야. 어떤 대학들은 법과대학을 없애면서 그 명맥을 이어갈 후계자로 자유전공학부를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었어. 그래서 각종 인문 분야를 아우르는 통섭형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새로운 커리큘럼의 자유전공학부라는 학부를 만들어 내게 된 것이지. 법학과에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많기 때문에, 법학과 정책학 과목들을 기반으로 정치, 경제 등 다양한 학문들을 믹스해 하나의 커리큘럼을 구성한 학과들이 많아.

하지만 자유전공학부답게 학부 내에 새로운 여러 전공트랙들을 개설한 학교도 있어. 그러나 이미 존재하고 있는 학과 전공들과 차이가 없다면 이건 앞에서 설명한 전공탐색형과 다를 바가 없겠지? 자유전공학부는 융합형, 통섭형 인재를 키워내는 데 그 목적이 있는 만큼 몇 개의 학과 전공분야를 적절하게 융합하여 새로운 스타일의 전공트랙으로 창조해 내고 있어. 예를 들면 자연과학과 생명, 수리과학 전공을 융합한 모 대학의 인체와건강 트랙이나 법, 정치, 행정 등 사회과학분야를 융합한 사회와정의 트랙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

각 트랙에 따라서 졸업 후에도 관련분야의 취업이나 대학원 진출도 비교적 원활하게 이루어 지고 있으니 요런 학교의 자유전공학부를 지원해보는 것은 추천할만 해. 또 요렇게 학교에서 일부러 만들어 놓은 전공트랙들은 학교에서도 팍팍 밀어주게 되어있거든. 다만 요런 전공트랙들이 국가고시나 로스쿨 등 전문 대학원을 가기 위한 과정으로만 이용되는 분위기는 조금 비추!

OUTRO

자유전공학부! 사회가 원하는 통섭형 인재를 길러내는 곳이든, 1년 간 너희에게 탐색할 기회를 알아보는 곳이든, 어쨌든 정말 매력적인 곳이지? 자유전공학부에 관심 있는 너. 요것만 보고 끝내지 말고 더 열심히 전공선택의 기회에 대해 공부해야 된다는 점. 잊지 말라고.

NO COMMENTS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