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호] 공연 관련 학과
연극, 영화, 뮤지컬… 이제는 우리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문화 생활로 자리잡은 예술들이야. 연극 무대에서 우리는 직접 배우의 땀을 느끼고 함께 호흡하며 그들의 상황에 몰입하지. 특히 뮤지컬에서는 관객의 감정이입을 최고조에 이르게 하는 배우들의 멋진 노래에 감탄하기도 해. +_+ 영화는 현장성에 구애 받지 않기 때문에 촬영기법, 편집 등을 통한 더 다양한 상황 설정이 가능해지지. 배우들의 사실적인 연기를 볼 수 있는 건 보너스~ 이렇게 세 가지 다른 장르적 매력을 가지고 있는 연극, 영화, 뮤지컬. 공통점은 모다? 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극본, 배우의 연기, 장면을 통해 전달함으로써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는 것이겠지.
자, 두근두근 이번 호 MODU에서는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연극, 영화, 뮤지컬을 만들기 위한 공부를 하는 학과들을 소개한다. 전공 소개를 위해서 특별히 서울예대 영화과, 연기과, 연기과, 단국대 뮤지컬전공 학생들이 나서줬어! 이제 우리 기사도 막을 올린다! 두둥
영화와 연극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발상
영화> 일단 영화의 주제가 되는 발상이 시작되고 연출자 혹은 시나리오작가가 스토리의 개요를 작성해. 시놉시스가 제작자에 의해 선택되면 시나리오로 발전하지. 영화는 연출에 의해 영상으로 보여지는 것이기 때문에 시나리오 작성 단계에서도 각 장면의 특징에 따라 인물의 표정, 동작, 음향, 조명 등을 고려해야 해.
연극> 영화와는 다르게 연극이나 뮤지컬은 100년 전, 200년 전의 희곡작품이 계속해서 해외에서 인기를 얻은 작품이 수입되는 경우가 많아. 연출자는 관객에게 익숙한 작품을 어떻게 자기만의 시선으로 새롭게 해석할지를 정하고, 이에 맞춰서 극의 대본에 변화를 주게 되지. 연극 역시 무대에서 보여지는 것이기 때문에 인물의 동선, 조명, 음향, 무대 등을 고려해 극본이 만들어지게 돼.
연출
영화> 시나리오가 완성되면 등장인물의 배역과 이미지에 맞게 주연배우들부터 배우들의 캐스팅이 시작돼. 촬영이 시작한 이후에는 각 파트 별로 각 장면에 쓰일 촬영을 준비해. 예를 들어 주인공들이 이별하는 신이라면 그날의 일조량을 고려해서 감정을 잘 드러내면서도 너무 밝지 않은 분위기의 조명이 필요할 거야. 이별 장면 속 주인공들의 마음의 상처를 더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싶다면 핸드헬드(카메라를 손으로 잡는 촬영기법)를 사용해 흔들리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지. 이처럼 조명, 연출, 디자인, 소품, 의상 등 각 파트에서 그 시나리오의 인물, 감정을 최대한 잘 표현해낼 수 있게 고민해서 영화가 촬영돼.
하지만 촬영이 끝났다고 해도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네. 바로 편집이 남아있기 때문이지. 편집 과정에서는 어떻게 하면 주제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한 후 앞서 한 신씩 촬영한 장면들을 이어 붙이고, 불필요한 장면을 생략하는 것뿐 아니라 아예 이야기 구성을 섞어 놓기도 해. 또 디지털 색보정을 하기도 하고 나레이션을 새로 녹음하거나 컴퓨터그래픽이 필요한 경우 그것을 작업하게 되지. 주인공의 마음을 관객들에게 이입시키기 위한 음향효과나 음악을 넣는 것은 필수!
연극> 대본이 완성되면 배역 캐스팅과 스텝진이 결정돼. 연극이나 뮤지컬이 영화와 다른 점은 제한된 공간에서 극이 진행된다는 거야. 따라서 카메라를 이용한 촬영이나 편집이 아니라 무대를 통해 극적인 움직임과 빛, 분장과 세트, 의상 디자인 등의 시각적 표현과 극적인 소리와 음악과 같은 청각적 표현이 중요해지지.
예를 들어 똑같이 주인공이 이별을 겪는 상황이라고 할 때 주인공의 마음은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배우의 극적인 움직임과 말짓 뿐 아니라 푸른 색의 조명을 사용해 비극미를 더해준다든지, 세트를 황량한 배경으로 바꾸는 변화를 준다든지, 슬픈 배경음악이나 음향효과를 줄 수 있겠지. 편집을 할 수도 없으니 NG는 당연히 용납되지 않아! 꼬박 수개월 동안 배우들은 무대 위에서의 동선, 연기, 노래 등을 연습하고 스텝들은 작품의 분위기에 맞는 음향, 조명 등의 기술을 고민해서 그 결과 연극이나 뮤지컬이 탄생하게 되는 거지.
관람
이렇게 공들여 만들어진 영화와 연극. 그러나 아무리 좋은 작품이더라도 관객들에게 알려지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겠지. 그래서 작품 연출과 연기만큼, 그 작품을 관객들에게 홍보하고 널리 알리는 기획 분야도 굉장히 중요한 과정 중 하나야. 연출자가 영화나 극에서 이야기적으로 드라마를 만들고 배우들의 연기를 지도했다면, 기획자는 그것을 만들 수 있게 투자하고 만들어진 이야기를 대중에게 홍보해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거지. 우리는 이렇게 만들어지고 알려진 작품을 영화관이나 극장에서 보게 되는 거란다.
연출/제작하는 사람들
영화 전공
어떤 영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지만, 어떤 영화는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해. 최근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라는 영화는 선과 악, 복수와 용서에 대해 이야기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한편, 돈으로만 굴러가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화제가 되었지. 이처럼 영화는 이미 현실을 반영하는 것을 넘어 거꾸로 현실세계에 큰 영향을 주는 막강한 매체야. 오오, 이제 좀 솔깃한 가 보네? 너도 영화를 만들어 네 얘기를 담고 싶다고? 그럼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이미 잘 알았으니, 본격적으로 영화 전공에 대해서 한 번 알아볼까?
▼ 서울예술대학교 영화과 08학번 황성준
무엇을 배우나?
1학년 때는 기초 이론 과목인 영화학 개론, 영화사 등을 중심으로 영화를 보고, 판단하는 능력을 길러요. 그리고 영화의 기초가 되는 기술과 연출 방법을 배우죠. 2학년 때는 좀 더 본격적으로 영화에 필요한 여러 기술들을 심화해서 배우기 시작하는데요. 촬영과 조명, 영화편집, 카메라 연기, 연출 등의 과목을 통해서 영상을 통해 표현하는 방법을 공부하면서 배우연출, 영화적 표현기법 등 실제 영화 연출에 필요한 기술들도 빼놓지 않는답니다. 이후 수업은 졸업영화를 찍기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처음에는 사진 한 장에 자기 이야기를 담는 것이 과제로 주어지다가 다섯 컷, 열 컷이 되고, 5분짜리 무성영화로, 10분짜리 유성영화로 발전을 하죠. 그리고 졸업할 땐 15분 내외의 단편영화를 졸업 작품으로 만들게 되는 거예요. 학과 내에 다양한 전공이 있는 만큼 학생들끼리 협업도 중요해요. 하나의 작품을 만들게 된다고 하면, 학기초에 연출전공 학생들이 자기가 찍을 작품의 시나리오와 함께 기획의도 같은 것들을 잘 설명해 학과 커뮤니티에 올리고, 배우들과 다른 스텝 전공생들이 작품을 선택해 2-3일 내에 작품이 들어가는 식으로 진행이 되죠.
입시는?
사실 학교별로 크게 다른 것 같진 않은데요. 우리 학교의 경우에는 해마다 조금씩 달라지긴 했어요. 소재를 알려주고 50분 내에 이미지를 구성해 자기 이야기를 쓰는 해도 있었고, 사진 몇 개를 가지고 이야기를 구성한 적도 있었어요. 지금은 30개의 이미지(영화 스틸컷, 기호나 독특한 그림들) 중에 6개를 골라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시험으로 평가하고 있어요. 제작 전공은 시험이 또 따로 있는데, 영어 작문 시험을 본 해도 있었고요. 제 경우에는 입학 당시 떠들썩 했던 신정아 사건과 관련해 메세나 활동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가 나왔어요. 뉴스도 많이 보고 평소 생각한 게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였죠. 또 기억에 남는 형식이라면 공연을 보는 관람객의 특징,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 수 같은 정보를 주고 어떤 공연을 만들어야 흥행할 수 있는가를 묻는 경우도 있었어요.
영화 전공으로 갖춰야 할 자질은?
입학하고 나면 자신이 생각했던 전공과 다를 수도 있어요. 생각보다 몸이 고된 작업이 많아서 자기 관리도 철저해야 하지만 자부심과 도전의식, 근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거든요. 그리고 아무래도 창작을 배우는 전공인 만큼 자기 스타일을 빨리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싸이도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싸이 노래는 항상 한결같았거든요. 언젠가 통하는 날이 온 거죠. 영화도 마찬가지로 자기만의 철학이 있으면 근성이 있으면 언젠가는 통할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연극 전공
연극은 영화처럼 집 근처에서 볼 수도 없고, 게다가 더 비싸기까지. 정말 좋아할 이유가 없는 것 같지만, 연극의 매력은 그런 게 아니란다. 한 번 만들어지면 끝인 영화와는 다르게, 매번 단 한 번의 연기, 한 번의 순간을 볼 수 있고, 감독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을 봐야하는 영화와는 다르게 연극의 관객은 무대 어디든지 보고 싶은 것을 쳐다볼 수 있는 자유도 있어. 심지어 요즘에는 관객과의 쌍방향적 소통을 즐기는 소극장 연극이나 뮤지컬도 더 많아져 연극만의 매력에 빠지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지. 누구라도 빠져들 수밖에 없는 연극의 매력. 예외 없이 빠져든 너를 위해 준비했다. 연극학과의 모든 것!
▼ 서울예술대학교 연극과 10학번 이연수
무엇을 배우나?
1학년 때는 연극개론, 장면만들기, 극장일반상식, 공연과 빛, 연출의 이해 등의 수업을 통해 공연예술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더불어 다양한 예술형태에 대해 얕고 넓게 배워요. 우리 학교의 1학년생들의 경우에는 연기와 연출, 조명과 무대 디자인까지 모두 학생들이 해서 연극을 올리는 제작실습 수업을 듣는데요. 입학하고 맨 처음 배우는 전공 수업에서 기술적인 걸 습득한다기보다는 직접 해보면서 극이라는 것에 재미를 붙이게 되는 수업이에요.
2학년이 돼서는 자기 세부 전공을 특화하게 돼요. 전공분야에 맞게 제작 수업 외에 조명, 음향, 무대디자인, 의상디자인 등의 전공이 있는데요. 1학년 때 배웠던 얕고 넓은 지식에서 심화되는 지식을 배우는 거예요. 예를 들어 무대전공 같은 경우 1학년 때 도면을 손으로 그리는 방법을 배웠다면 2학년 때는 작화라고 해서 색칠을 배우고, 더 심화되면 프로그램을 이용해 도면을 그리는 것을 배우게 되죠. 3학년이 되면 제작수업에서 공연작품의 연출, 무대감독, 디자이너의 역할 뿐만 아니라 제작과 공연진행까지 직접 관객을 만나는 공연을 제작하는 경험을 직접 해보고, 선배들 공연을 도우면서 본인의 포트폴리오를 제작하게 돼요.
입시는?
시험에서 보는 건 학생이 얼마나 이 일을 하고 싶어하는지, 그리고 다른 이들과 얼마나 어울려서 만들어낼 수 있는지인 것 같아요. 시험에서는 전문 지식에 대한 질문은 거의 하지 않으시거든요. 대부분 특정한 상황을 주면서 “이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만들어볼래?” 이런 식이죠. 제가 입학할 때는 열두 명 정도의 학생들이 함께 들어가 질문지를 받고 한 명씩 나가서 발표하는 형식으로 시험을 봤어요. 질문지가 세 개였는데, 처음 질문지는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이 무엇이었고,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해 5분 동안 생각하고 발표하는 것이었고요. 두 번째 질문은 소재를 주고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이었는데, 독재 사회에서 지배를 받는 사람들이 독재자를 이해하게 됐다는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어서 앞에서 발표하는 것이었어요 세 번째는 열두 명에게 다 다른 시를 주고 인물을 분석하는 발표를 하게 한 것이었죠.
연극 전공 지망 학생들이 갖춰야 할 자질은?
이쪽 분야가 일이 힘들어서 중간에 그만두는 사람도 많아요. 그러니까 이 일이 살면서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일이라는 마음이 있는 학생들이 도전하면 좋겠어요.
입시를 위해서는 문화 체험을 많이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책을 읽는 것도 물론 다른 세상을 체험하는 것이지만 내가 살아보지 않은 세상을 경험한다는 점에서는 연극도 비슷하거든요. 하다못해 영화 한 편을 보더라도 짧게라도 느낀 점을 써보고, 그림 하나를 보더라도 그때의 느낌을 기억해 둔다면 언제든 그 경험과 감정을 쓸 데가 있는 것 같아요.
연출 전공 이모 저모
학교에서 작품을 만드는데 드는 돈은 어디서 나는 걸까? 놀랍게도 연출자가 보통 다 부담해요. 연출 전공의 경우 휴학하고 영화 찍을 돈을 벌어서 복학하는 친구들도 많고요. 요즘에는 학교에서도 기본적으로 졸업작품에는 지원을 해주고, 우리가 다른 곳에 제작지원금을 응모해서 타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도 연출전공 학생이 보통 많이 부담하는 편이에요.
연기하는 사람들
연기 전공
지금까지는 극/영화를 연출, 기획하는 것에 대해 살펴봤지. 이제는 연기의 세계가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엥) 극 햄릿 하면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며 가슴을 쥐고 비통한 연기를 하는 배우가 먼저 생각날 거야. 최근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광해 역시 이병헌의 1인 2역 섬세한 연기로 화제가 됐지. 연출, 기획되는 극/영화에서 직접 인물을 연기해서 관객과 만나는 배우들! 만들어지는 극/영화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역할이니만큼 인물의 내면을 분석하고 입체적인 면모를 부여하기 위한 공부도 중요하겠지? 연기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내기 위한 공부를 하는 바로 그 곳. 이제부터는 너희들이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연기전공 학생을 만나본다.
▼ 서울예술대학교 연기과 11번 안서진
연기 전공을 하려면 보통 끼가 있어야 한다는데
돌+아이 같은 사람이 많다는 얘기가 있어요(웃음). 아무래도 연기라는 게 자기 자신을 깨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저도 일부러 저 자신을 깨기 위해 술 먹고 옷 벗고 뛰어다닌 적도 있어요. 하하. 잘 우는 것이 중요한가?
쇼프로에서 몇 초만에 우는 지 재곤 하잖아요. 하지만 운다고 배역의 내면을 다 표현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건에 나오는 인물과 감정을 공감한 결과도 아니죠. 그 사람의 사고를 따라가고,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연기를 잘 한다는 것이에요. 시험방식은 어떤가요?
실기로 연기를 보는데요. 방식은 대부분 비슷한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안에서도 자유연기를 주로 보는 학교도 있고 지정연기만 보는 곳도 있고요. 또 연기만 하면 되는 학교가 있는 반면 연기, 노래, 춤을 다 시켜보는 학교도 있죠.
커리큘럼은?
학교마다 다르긴 하지만 어느 정도 틀은 비슷한데요. 노래, 움직임, 화술 등을 배운다고 보면 돼요. 연기 전공에서 노래와 움직임을 배우는 이유는 배우가 표현해야 하는 직업인데 몸부터 자유롭지 못하면 말과 행동이 한정적이고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1학년 때는 기초연기나 장면 만들기 같은 수업을 통해서 연기의 기본을 배우는 동시에 발성과 발음, 노래, 시창청음 수업 을 들어요. 2학년이 되면 대본분석, 카메라연기, 합창 같은 과목과 함께 제작실습에 참여하게 되는데요. 이제는 실제 제작에 직접 참여하면서 한 극 속에 나타나는 시대의 사고와 자기가 맡은 인물의 내면을 분석하는 연습을 하는 거예요.
연기 전공을 꿈꾸는 학생들이 갖춰야 할 자질은?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기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등 자기자신을 찾는 것이에요. 좋은 연기는 연습에서 나온다고 믿어요. 연습량에서 자신감이 나오죠. 저는 입시하면서 하루를 이틀같이 살았어요. 스스로 자기 시간을 잘 활용해 연습에 써야 해요.. 아. 그리고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해 질문하고, 또 의문을 가지면서 분석 능력을 기르는 것도 중요해요. 저도 입시 때 안톤 체홉 작품을 많이 읽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 써가면서 분석했거든요. 여기선 누가 이랬고 그래서 이런 인과관계로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를 분석하면서 많이 늘었던 것 같아요. 연기에 관심이 있다면 책을 읽으면서 책으로 쓰여진 시대의 사고, 또 시적인 문장이나 대사가 나오면 어떻게 풀어야 할지 등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많이 보고 분석하는 훈련을 하세요.
뮤지컬 전공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이순간/나만의 꿈이 나만의 소원/이뤄질지 몰라 여기 바로 오늘~♬♪”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라는 곡은 뮤지컬을 보지 않은 많은 사람들에게까지 알려지고 사랑받고 있지. 극의 흐름에 맞게 등장인물이 처한 상황과 입장을 강렬하게 보여주는 뮤지컬 넘버라는 장르의 매력 때문일 거야. 이렇듯 뮤지컬은 극의 형식에 춤과 노래라는 요소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관객들에게 연극과는 또 다른 매력을 어필하고 있어. 노래나 춤으로 지루할 틈이 없게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는 요즘 대세 뮤지컬! 뮤지컬전공에선 어떤 것들 것 배울까? 전공생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 단국대학교 뮤지컬전공 09학번 양진규
무엇을 배우나?
전공 자체가 뮤지컬 연기다 보니 뮤지컬에 필요한 연기, 노래, 춤을 배워요. 연기 수업은 연극이나 뮤지컬 극본을 분석하는 식으로 진행되고요. 이때 노래나 춤은 연기 전공에서 배우는 노래나 춤보다 더 전문적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춤을 예로 들면 1학년 때는 춤 수업으로 발레, 현대무용을 배운다면 2학년 때는 심화적으로 재즈댄스, 3학년 때는 탭댄스, 4학년 때는 오디션 춤을 배우는 식이죠. 오디션 춤이라는 수업은 뮤지컬 배우 오디션을 위해 자기만의 안무를 짜고 연습하는 수업이에요. 나중에 배우 오디션을 보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레퍼토리가 필요하거든요. 자기만의 춤과 노래 레퍼토리를 선생님 앞에서 하면 선생님께서 보시고 다듬어 주시는 거죠. 각 수업의 과제를 할 때는 슈퍼스타K의 슈퍼위크가 따로 없어요(웃음). 노래수업의 경우 악보를 3일 전에 받으면 밤새워 친구들과 연습해 발표하는 식이죠.
이렇게 1학년 때 기초를 다지고 나면 2학년 때부터는 매 학기 하나씩 공연을 해요. 제작실습 연습 같은 경우 수업에서 작품이 정해지면 오디션을 봐요. 배역이 결정되면 뮤지컬이니까 음악연습, 안무연습, 대본 리딩, 움직임이 따로 있는데 노래와 안무를 연습하고 나서 대본 리딩을 하는 식으로 진행해요.
입시는?
우리 학교 같은 경우에는 교수님께서 오디션 보는 것처럼 노래 2분, 춤 1분으로 초를 딱 재세요. 수험번호도 말하면 안 돼요. 짧은 노래 안에 연기를 담아낼 수 있는 게 중요하죠. 얼마나 자기 목소리, 음역대, 실력에 맞는 뮤지컬 넘버를 선정해서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죠.
뮤지컬전공 지망 학생들이 갖춰야 할 자질은?
뮤지컬 전공을 시작하기에 앞서 내가 정말 이걸 해낼 수 있을까, 몇 살까지 이 일로 먹고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요. 보이는 것처럼 절대 화려한 직업이 아니거든요. 배우들은 짧게는 3분, 길게는 1시간 반의 시간을 무대에 서기 위해 수개월을 연습한답니다.
그래서 결심이 섰다 그러면 정말 열심이 필요해요. 뮤지컬 전공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연기, 노래, 춤이겠죠. 입시가 1월에 있어서 수능 끝나자마자 학원가고 스트레칭하고 연습하고, 학원에서 연기 못한다고 관두라는 쓴 소리를 들으면 진짜 관두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죠. 하지만 그때의 힘든 것을 이겨내고 노력하면 그만큼 나중에 결과로 돌아오게 된답니다.
전공생이 추천하는 연극영화뮤지컬
마지막으로 MODU가 너희들에게 준비한 선물!(생색내기) 이 가을, 무슨 영화, 연극, 뮤지컬을 보면 좋을까? 전공생에게 가장 재밌게 본 연극/영화/뮤지컬, 너희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연극/영화/뮤지컬을 추천받았다. 연극, 뮤지컬은 지금도 상연되는 작품들로 선정했으니 참고하시라.
영화 <파수꾼>
[줄거리] 2011년 충무로의 화제작이자 배우 이제훈을 발견해 낸 작품, <파수꾼>. 주인공 기태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공황에 빠진 기태의 아버지. 기태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파헤치기로 마음을 먹지. 그리고 기태의 둘도 없는 친구들이었던 희준과 동윤을 찾지만, 한 명은 전학을 갔고, 한 명은 장례식장에도 오지 않았지. 풀리지 않는 의문을 풀기 위해 영화는 시간을 거슬러 기태의 중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는데. 서로에게 숨기는 것도, 감추는 것도 없이 너무나도 가까웠던 그 때의 세 친구. 대체 그들 사이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평] 고등학교 남학생들 사이의 긴장감을 섬세한 연기와 촬영기법으로 너무 잘 표현해 낸 작품. 인간관계에 대한 대단한 성찰을 담고 있다.
※ 영화전공 황성준 추천작
영화 <아티스트>
[줄거리] 때는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던 헐리우드의 1920년대 말에서 1930년대 초. 헐리우드 최고 스타인 조지는 유성영화의 등장으로 갑자기 설 자리를 잃게 돼. 한편, 무명시절 조지와 영화를 찍은 적이 있는 페피는 유성영화의 샛별로 떠오르며 승승장구하지. 남몰래 조지를 계속 짝사랑하는 페피와 소신을 꺾지 않고 계속 무성영화를 만드는 조지. 실패를 계속하는 조지와 그를 안쓰럽게 지켜보는 페피. 두 주인공의 성공과 실패, 사랑을 다룬 영화. 아티스트, 강추!
[평] 3D가 판치는 2011년 개봉한 영화이지만 무성영화의 흥망성쇠를 다룬 작품답게 흑백, 무성영화로 제작됐다. 흑백영화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신선한 충격을 준다.
※ 영화전공 황성준 추천작
영화 <라이온킹>
[줄거리] 심바는 아프리카의 평화로운 왕국 프라이드랜드 왕 무파사의 아들이야. 심바의 삼촌 스카는 왕위를 뺏기 위해 하이에나들과 연합해 왕을 죽이고 심바를 내쫓아. 겨우 목숨을 건진 심바가 어른이 되었을 무렵. 심바는 옛 친구 닐라를 만나 삼촌 스카의 폭정을 전해 듣게 되고, 심바는 스카와 하이에나를 물리치기 위해 다시 고향으로 떠나고. 이 때 하늘에서 아버지 무파사가 심바에게 하는 말인“Remember who you are”는 우리 마음에 길이길이 남는 명대사!
[평] 연기과 지망생들이 햄릿 연기를 많이 하는데, 라이온킹의 모티브가 사실 햄릿이다. 햄릿의 고뇌, 오필리어와 햄릿의 관계 등을 생각하면서 보면, 볼 때마다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 연기전공 안서진 추천작
영화 <이기동 체육관>
[줄거리] 이기동 체육관의 관장 이기동은 자신을 이어 권투를 하던 아들이 죽은 슬픈 아빠야. 권투와 삶의 의지가 전혀 없는 사람이지. 그런데 딸 연희가 아버지 몰래 복싱 대회에 나가려고 밤마다 열심히 운동을 하네? 그러던 어느 날 <이기동 체육관>에 열혈 복싱 청년 이기동이 찾아오게 되고, 청년 이기동은 관장 이기동에게 새로운 삶의 의지를 심어주는 한편, 연희가 몰래 운동하는 것을 우연히 말을 하게 되는데. 아버지와 딸과의 권투를 둘러싼 갈등, 체육관의 사람들, 그리고 청년 이기동이 만드는 삶의 이야기. 기대하시라.
[평] 이 작품을 보게 되면 삶의 희망, 꿈을 상기하게 되고 치유가 되는 걸 느낄 수 있다.
※ 연극전공 이연수 추천작
뮤지컬 <영웅>
[줄거리] 20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거사 10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 일본 제국주의가 한반도를 넘어 러시아 만주벌판까지 기승을 부리던 1909년, 젊은이들은 러시아로 망명하여 일제에 대항할 힘을 키우기 위해‘대한독립군’을 창설해. 안중근은 비밀조직인 제국익문사의 요원들과 함께 러시아 자작나무 숲에서‘단지동맹’으로 피의 결의를 다지고. 마침내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역, 한 발의 총성이 울린다. 2막에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후 재판을 받는 중 이토 히로부미를 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얘기하는‘누가 죄인인가’라는 뮤지컬 넘버는 관객에게 두고 두고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고.
[평] 영웅 안중근 의사의 인간적인 고뇌와 아픔, 그리고 대한독립군을 결성하고 활동하기까지 독립을 향한 청년의 사명감을 비장미 넘치게 그려냈어. 최근 뮤지컬 <영웅>의 제작사는‘뮤지컬 티켓가격 정상화’를 외치며 <영웅>의 티켓 최고가를 5만원대에 책정했다니 참고해.
※ 연극전공 이연수 추천작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
[줄거리] 석봉이와 주봉이는 안동 이씨 가문의 종손 형제야. 둘뿐인 형제지만 이 둘은 서로를 철천지 원수로 여기며 살지. 그도 그럴 것이 형 석봉이는 가문의 기대가 자신에게 다 몰려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업 실패와 결혼 실패에 회복되지 못하고 폐인 같은 인생을 살고 있고. 동생 주봉이는 아버지와 사랑을 형 석봉이에게 빼앗겼다는 피해의식에 갇혀 살고 있기 때문이야. 고향에서 떠나온 후 가문과 연락을 두절한 채 살아온 두 형제. 3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이번에는 아버지마저 돌아가시면서 고향에 내려오게 되는데. 3일동안 부친상을 치르면서 등장한 외간 여자 ‘오로라’는 형제에게 새로운 갈등을 제공하고, 이를 계기로 형제는 자신들이 잊고 살았던 가족들과의 시간을 생각하게 되지. 가족들간의 오해를 풀고 친척들과도 화합한다는 훈훈한 마무리.
[평] 예상을 뛰어넘는 지질한 형제의 전쟁(?)과 재미있는 뮤지컬 넘버들을 통해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 뮤지컬전공 양진규 추천작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줄거리] 원작은 돈키호테로,‘불가능한 꿈’을 다룬 이야기야. 라만차에 살고 있는 알론조는 기사 이야기를 너무 많이 읽어 자신이 기사인 돈키호테라고 착각하며 살지. 급기야는 기사로서 모험을 떠나는 그. 말도 안 되는 비정상적인 행동을 일삼으며 사람들에게 미친 노인이라고 손가락질 받는데. 그러면서도 알론조는 여관의 여종업원인 알돈자를 성에 있는 아름다운 여인 둘시네아라며 쫓아다니고 알돈자는 그의 구애에 서서히 마음을 열지만, 상황이 엇갈려 억센 노새끌이들에게 짓밟히게 돼. 그리고는 알론조에게 자신은 천한 거리의 여자라고 소리친다. 충격을 받은 돈키호테, 알론조 앞에 거울의 기사들이 나타나고, 알론조는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며 자신이 기사가 아니라 그저 노인임을 깨닫게 돼.
[평] 배우 조승우가 이것을 보고 뮤지컬 배우를 꿈꾸게 되었다는 바로 그 작품. 처음 이 작품을 보고 나서 배우 정성화의 연기에 나도 전율했고, 뮤지컬 배우를 꿈꾸게 되었다. ‘이룰 수 없는 꿈’,‘내게 뭘 원하나’등 매력적인 뮤지컬 넘버로도 유명하다.
※ 뮤지컬전공 양진규 추천작
어때, 흥미로운 연극, 영화 스텝 전공과 연기 전공의 세계! 파닥파닥 낚인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_+ 보았다시피 MODU에서 인터뷰한 학생들은 서울예대와 단국대 학생들이야. 연극, 영화전공은 학교마다 같이 선발하기도, 따로 선발하기도 하고 특히 뮤지컬 전공의 경우는 몇몇 학교를 제외하고는 연극 전공에서 합쳐서 배우고 있지. 관련 전공 희망 대학의 자세한 입시 내용과 전공 구분을 알고 싶다면 해당 대학의 홈페이지를 확인해 보는 것 잊지 말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