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호] 마필관리사의 세계
말이 전부인 사람들
마생마사(馬生馬死) 마필관리사의 세계
글 – 권동혁
자료제공 – 한국고용정보원
천고마비의 계절. 하지만 말은 살이 쪄도 무작정 찌기만 하지는 않는다고. 왜? 관리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지금부터 만나볼 마필관리사가 바로 그 사람들이야.
마필관리사가 하는 일
마필관리사는 조교사나 기수를 보조하여 경주용 또는 승마용 말을 사육∙관리하고 훈련시키는 사람이야. 보통은 목장이나 승마장, 경마공원에서 일을 하고, 말을 총체적으로 관리하고 있지. 총체적인 관리라는 게 무슨 뜻이냐고? 말을 사육∙관리하는 데는 보통 4가지 정도의 관리업무가 주어져. 사양관리, 구사관리, 보건관리. 장제관리 같은 업무가 바로 그것인데, 사양관리는 말에게 사료나 여러 영양제, 첨가제 등을 먹이는 일로써 말의 밥을 책임지는 일이라고 할 수 있어. 구사관리는 말이 쉬고 있는 마방(말이 휴식하는 공간, 마구간)을 청소하고 볏짚을 갈아주는 등 말의 집을 책임지는 일이지. 보건관리는 건강을 확인하고 목욕을 시키며 위생관리를 해주는 것이고 장제관리는 말의 발굽을 관리하는 일이야.
마필관리사의 능력이 가장 돋보이는 일터는 경주마를 훈련시키는 경마공원이야. 길들여지지 않은 경주마를 사람이 탈 수 있게 길들이는 것부터, 경주에 대비해 경주마를 조교(승마를 훈련하는 것)하는 일, 밤낮없이 경주마의 건강 상태와 컨디션을 조절하는 일 등 최고의 경주마를 만드는 데는 엄청난 노력과 열정이 필요하지. 경주 우승의 영광은 아마도 마주(말의 주인)와 조교사들의 차지이지만 뒤에서 묵묵히 말을 돌보며 승리를 만들어 내는 일등공신들은 바로 이 마필관리사들이라고 할 수 있지.
마필관리사들은 말들의 훈련일정에 따라 대부분 일과가 정해져 있어. 새벽녘부터 훈련이 시작되니까 동트기도 전인 새벽부터 마필관리사들은 일을 시작하지만 또 그런만큼 오후 세, 네시쯤이면 퇴근을 하고 휴식을 취하지. 경력에 따라 하는 일들이 달라지는데 마방을 청소하는 일부터 시작해 나중에는 경주마 길들이는 일에 직접 참여하다가 후에는 전체 마필관리사들을 관리하고 경주마를 관리하는 역할 등 많은 업무들을 경험하게 되지.
마필관리사가 되려면?
마필관리사가 되는 데 요구되는 자격증은 없어. 직접 말을 타면서 훈련시켜야 하는 일의 성격 때문에 체중제한이나 나이제한이 있기도 하지. 체중이 너무 많으면 말에게 무리가 가고, 나이가 많은 경우에는 근육이 굳어 말을 타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야.
경마장에서 마필관리사를 하려면 마필관리사 후보생으로 지원을 해서 각종 시험과 실습, 기초교육을 수료한 뒤에 최종적으로 시험을 거쳐서 입사할 수 있어. 이 때 경마학교나, 축산학과, 전문대학의 승마조련전공을 졸업하게 되면 학교를 다니면서 실습을 쌓을 수 있으니 취업에 유리한 점도 있어. 앞에서 말한 수많은 업무들을 거치면서 점점 경력이 쌓이게 되고, 시험과 경력에 의해 승진을 거치면서 조교승인 – 조교보 – 조교사로 직급이 올라가게 되고, 조교사 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되면 면허를 취득해 조교사로도 진출할 수 있어.
하지만 마필관리사가 되는 데 가장 중요한 조건은 뭐니뭐니해도 섬세하고 꼼꼼한 배려심이야. 말 못하는 동물과 교감하며 서로 간의 신뢰를 쌓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거든. 엄마가 자식을 돌보는 것처럼 말이지.
앞으로의 마필관리사?
점차 여가시간이 늘어나고 소득이 증가하면서 승마와 경마도 레저스포츠로서 대중화되고 있는 추세야. 그리고 장애인들의 심리적 안정과 적응능력 증진을 위한 재활승마사업도 사회전체적으로 복지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함께 발전할 수 있지.
이렇게 전체적으로 승마, 경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길들여진 말의 필요가 커지게 되고, 그러려면 반드시 마필관리사의 필요도 늘어나겠지? 하지만 이렇게 필요가 늘어난다는 말은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기도 한다는 것. 수입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이직이 많지 않고 정년도 보장되어 있는 편이기 때문에 갈수록 인기가 더해갈 전망이지.
말에 살고, 말에 죽는 사람들의 이야기. 말달리자 노래만 부르지 말고, 마필관리사의 세계. 도전해 보는 건 어떠니?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면 한국고용정보원워크넷(Http://www.work.go.kr)에서 [눈길끄는 이색직업]란을 찾아보는 건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