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캠프 멘토칼럼

[9호] 청소년 아르바이트, 등에 꽂힌 빨대를 빼자!

청소년 아르바이트, 등에 꽂힌 빨대를 빼자!

뼈 빠지게 일하다 뼈만 빠질래?

취재/글: 이자연

사진: 오린지 

터벅터벅 집으로 걸어오는 축 처진 어깨의 주인공은 누굴까. 아, 짱구아빠인가? 헉, 학교를 마치고 아르바이트까지 하고 온 너였다니. 구슬땀 흘려 일하고, 가끔은 맥 빠진 뒷모습으로 퇴근하는 학생들, 너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따르릉 퀴즈가 도착했어요

자, 여러분 퀴즈가 왔어요. 날이면 날마다 오는 퀴즈가 아닙니다.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어요. 자 귀를 쫑긋 세워보세요. 퀴즈 나갑니다. 5월 1일은 무슨 날일까요? 만우절? 어버이날? 네 생일? 그런 건 나중에 홍보하시고. 어째 답이 나오긴 틀렸고만. 답은 바로 May Day! 메이데이가 뭐냐고? 조동사 May냐고? 아주 그냥 외국어 신 납셨네. 어이가 없어서 목이 메이네. 아무튼 잘 들어.메이데이는 바로 노동절이라고도 하는 ‘근로자의 날’이야.

May Day, 일꾼들의 빛나는 땀 한 방울

근로자의 날(May Day)은 근로자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한 휴일이야. 워커스데이(Worker’s Day)라고도 불리는데 스승의 날, 어버이날에 스승의 은혜, 어버이 은혜를 생각하는 것처럼 근로자의 날에는 근로자들의 노고에 대해 생각하는 거지. 메이데이의 유래를 찾자면 1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돼. 때는 바야흐로 1886년.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독점 기업들이 국가의 힘을 빌려 노동자들을 착취하던 시절이었어. 일은 온종일 시키고 돈은 끼니를 겨우 때울 수 있을 만큼만 주었기 때문에 당시 근로자들의 삶은 너무 힘들었어. 이에 근로자들 스스로 자신의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하나 둘 힘을 모은 결과, 꿈에 그리던 8시간 노동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지.

비틀즈코드: 청소년 아르바이트 편!

노동이라고 하니 왠지 어른들의 이야기인 것 같지만 실은 너희의 이야기이기도 해. 하지만 120년도 더 된 이 May day의 유래와 지금의 대한민국 청소년 아르바이트 현장 사이에 평행이론이 존재한다는 무서운 사실! 공포에 떨다 간담이 서늘해져서 화장실에는 어떻게 간담?

먼저,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대한민국 청소년의 37%가 ‘그렇다’고 답했어. 그런데 문제는 두 명 중 한 명은 임금도 제대로 못 받고 있는 거야! 일하고도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현실. 1886년, 그 당시 노동자들의 모습과 다른 게 뭐지? 

아르바이트 경험 여부에 대하여 10명 중 4명이 ‘경험이 있음.’

최저임금도 못 받는 학생들이 10명 중 5명.

이제는 말할 수 있다.

학생이라는 이유로 무시 받고 정해진 시간보다 일을 더 하는 것도 모자라, 욕설과 폭력까지? 요즘 세상에 그런 게 어디 있느냐고?그럼 실제 아르바이트의 험난한 세계를 경험한 우리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왜 무조건 제 잘못이라는 거죠? -신지수(19)양

수능시험이 끝난 후 한 유명 디저트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가게에 의자가 없어서 밥 먹는 시간 외 8시간 내내 서 있는데 사장님은 옆집 사장님과 커피를 마시며 자주 쉬고 오시더라고요. 그리고 정산을 했을 때 판매량과 보유 금액이 맞지 않으면 무조건 제 잘못이라며 시급에서 깎아 버리셨어요. 억울하기도 하고 일이 힘들기도 했지만 잘릴까 봐 아무 말도 못 했죠. 

사장님도 완벽하진 않잖아요. - 고신형(19)군

처음으로 고깃집에서 일했을 때가 생각이 나네요. 처음엔 경험이 없다고 시급 4,000원을 받았어요. 최저임금도 안 되는 금액이었죠.실수할 때면 엄청 욕을 먹었고요. 사장님은 어떤 날은 4시에, 어떤 날은 6시에 나오라고 했어요. 근무시간을 정해달라고 하니까 일도 못하면서 따지냐고 화를 내셨어요. 그 뒤로도 사장님의 폭언은 이어졌고 더는 일을 할 수 없었죠. 

사장님. 해도 해도 너무 해요! - 박혜진(19)양

저는 2층짜리 치킨집에서 아르바이트 중입니다. 사장님은 항상 월급 일부만 주고 나머지는 일주일 뒤에 주세요. 한꺼번에 달라고 하면 “다 주면 그만둘 거잖아.”라며 화를 버럭 내세요. 한 번은 정신없이 일하다 실수를 했는데 사장님께서 “이것도 제대로 못하냐, 장애인도 아니고.”라고 말씀하셔서 너무 기분이 나빴어요. 

혹시 너희들 이런 대우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지?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적이 없고 부모님 동의서를 낸 적도 없데. 하지만 이 모든 사항은 너희가 모르지만, 청소년 근로자 보호법에 떡 하니 명시되어 있다는 놀라운 반전! 

청소년 아르바이트, 당연히 지켜져야 할 사항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이유가 도대체 뭘까? 명쾌한 분석을 위해 세 명의 전문가가 모였어. 학생들을 가장 가까이 지켜보는 선생님 두 분과 청소년 아르바이트 부당사례 신고를 받고 있는 고용노동부 고용차별개선과의 사무관님! 이분들은 청소년 아르바이트 문제의 원인을 무엇이라 생각하실까? 

안미선 선생님 <인천미추홀외국어고등학교 진로진학 상담부장>

10대는 성인과 비교하여 미성숙한 존재라는 인식이 강해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별달리 불만을 표현할 것 같지 않다는 선입견이 있어요. 사회적 인식 또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은 그들의 생계가 어렵다고 오해하는 게 대부분이죠. 그래서 그런지 10대 아르바이트 실태는 사업장들이 ‘마음 놓고’ 착취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정작 아이들은 자신이 착취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죠. 단순히 일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만 여기고 아르바이트에 임하기 때문이에요. 일터에서 어떤 관계가 형성되고, 그 관계에서 자기가 어떤 의무와 어떤 권리를 가지게 되는지 알 기회가 거의 없죠. 받아야 할 돈이 있는지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어떤 바보가 돈을 갚으려 하겠어요?

이종구 사무관님 (고용노동부 고용차별개선과 행정사무관)

청소년 아르바이트 부당사례를 조사하면서 약 2,700개 정도의 사업장을 점검했어요. 청소년 근로 보호제도가 위반된 사례나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은 사례가 대부분이었죠. 그런데 학생들이 아르바이트할 때 장기간보다는 단기간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더 많아서 신고를 잘 안 하더라고요. “잠깐 하고 말 건데 뭐” 이런 생각으로 자기 권리에 대해 알아볼 생각조차 안 하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이 돼요. 뭘 보호받아야 하는지, 일한 대가로 돈을 얼마나 받아야 되는지도 모르는 거죠.

하지만 꼭 사업자들이 부당하게 대우하는 것만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아르바이트에 임하는 학생들의 태도가 불성실한 경우도 많이 발견되니까요. 힘이 든다는 이유로 무단으로 결근한다거나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서, 권리만 주장할 수는 없겠죠. 사장님들에게 양심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학생들에게는 책임감이 필요하죠.

강혜원 선생님 (인천남고등학교 정치 선생님)

청소년 아르바이트의 대표적 긍정적 측면은 아무래도 진로를 미리 경험해 보고 먼저 확신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일 거예요. 그런데 청소년들에게 진정한 의미로 ‘경험’을 쌓아 주려면 아르바이트가 서비스 영역에만 제한되어 있으면 안 되겠죠. 현재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서비스 분야 혹은 단순 노동밖에 없잖아요. 따라서 국가에서도 기업에서도 이 부분에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봐요.

저도 고등학생 때 아르바이트를 해 본 적이 있어요. 친구가 하기에 덩달아 따라서 했던 거죠. 시급은 1,800원 정도였는데, 최저 임금도 안되었어요. 제가 그 당시 최저 임금이나 시급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기에 정당한 요구도 못 했었죠. 그때와 지금의 현실이 다르지 않다는 게 답답하죠. 

모르는 당신, 유죄선고!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이든 하지 않는 학생이든 자신들의 근로 권리와 받아 마땅한 대우를 알지 못한다는 불편한 진실! 소셜커머스에 어떤 쿠폰이 올라 온 지는 잘 알면서…

어느 아름다운 청년의 이야기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 한 청년이 무의미한 ‘근로기준법’에 화형을 선고하며, 그 자신도 함께 불에 타 들어간 사건이 있어. 영화‘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실재 인물, 전태일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야.

전태일은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17세의 나이에 의류회사에서 일했어. 그 시절에는 단순히 아르바이트 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살기 위해 어린 소년, 소녀들이 아르바이트, 아니 ‘생업’을 해야만 했어. 전태일도 마찬가지였지만 다행히도 전태일은 재단사까지 오를 수 있었기에 먹고 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되었지. 그런데 재단사가 되어 바라 본 노동 현장은 너무나 참담했어. 15세의 어린 소녀들은 점심도 거른 채 14시간 이상을 일하고도 차 두잔 값도 안 되는 70원을 받으며 일하고 있었거든.

전태일은 어린 소녀들이 고된 노동으로 신경통, 위장병, 심지어 폐결핵에 걸려 고생하는 게 안타까워 이들을 도와주었어. 하지만 그런 전태일에게 돌아온 것은 ‘해고!’ 자신의 무력함을 느끼고, 사회에 대한 문제 인식을 가진 전태일에게 찾아온 한 줄기 빛! 그것은 바로 ‘노동법’

‘노동법’을 통해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것들이 ‘법률’로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을 발견했어! 최저임금과 근로시간을 비롯한 근로자의 권리가 분명히 나와 있었던 거지! 전태일은 자신이 ‘몰랐기’ 때문에, 또 어린 소녀들이 ‘모르기’ 때문에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했어. 그래서 ‘근로기준법’ 준수를 촉구하며 ‘노동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지! 너무나도 당연한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그는 자신의 인생을 걸고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노력했어. 하지만 변하는 것은 없었지. 분개한 그는 허울뿐인 노동법에 ‘화형’을 선고하며, 자신도 그 불 속으로 뛰어들고 말았어.

너희는 이 시대의 아름다운 청소년 

전태일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자신을 불살랐어.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당연하게’ 보호받아야 할 ‘권리’를 위해. 그런데 오늘날 현실은? ‘당연한 권리’를 너희는 얼마나 알고 있지? 세상이 들어주지 않는 ‘당연한 권리’를 위해 자신을 불사른 전태일. 그 후로 40여 년이 지난 후에도 청소년을 상대로 한 악덕 고용주들의 착취는 계속되고 있어. 지금 너희가 ‘당연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나의 권리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그 시작이 아닐까?

어허! 잠깐 여기서 멈춰보시게!청소년 아르바이트 글을 보면서 ‘아르바이트는 공부 안 하는 애들이나 하는 거잖아?’라고 생각하고 있는 너! 어허, 아마추어처럼 왜 이러시나. 목이 마를 때 물을 마시고 응가 급할 때 화장실에 가는 것처럼 필요한 무언가가 있다면 일을 하는 것이 인지상정.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부끄러운 것도 아니고 자랑스러운 것도 아닌 ‘자연스러운’ 일이지. 아직도 20세기에서나 찾아볼 수 있던 선입견을 품고 있다면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려! 

청소년 아르바이트의 정답, 이곳에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 아는 만큼 요구한다! 

그래서 너희를 사랑하는 MODU가 준비해 보았어. (사실은 고용노동부에서^.^;) 반드시 알아야만 하는 연소근로자* 보호법! 

알자 알자! 청소년 아르바이트 십계명. 구구단처럼 외워줘잉
1. 원칙적으로 만 15세 이상의 청소년만 근로할 수 있습니다.
-만13~14세 청소년은 고용노동부에서 발급한 허가증이 있어야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어.
2. 연소자를 고용한 경우 연소자의 부모님 동의서와 가족 관계증명서를 사업장에 비치해야 합니다.
-연소근로자는 성인과 달리 특별보호가 필요하므로 보호자의 허가가 필수야.
3. 근로조건을 명시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근로자에게 내줘야 합니다.
-몇 시간 동안 일을 하고 얼마를 받겠다는 사실을 단순히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번복이 불가능하도록 계약서를 작성해야 해.
4. 성인과 같은 최저 임금을 적용받습니다. (2012년 기준, 4,580원)
-최저임금? 말 그대로 가장 낮은 금액의 임금이야. 이보다 낮은 금액의 임금은 안돼~!
5. 위험한 일이나 해로운 업종의 일은 할 수 없습니다.
-유흥주점, 단란주점, 성인오락실, 도박장 등등 일할 수 없어! 경찰 출동하고 쇠고랑 차게 된다고!
6. 하루 7시간, 일주일에 40시간 이상은 일할 수 없습니다.
-일을 추가로 할 경우, 하루 1시간 일주일 6시간 이내만 가능해. 물론 연소근로자의 동의가 필요하지.
7. 근로자가 5명 이상인 경우, 휴일 및 초과근무 시 50%의 가산임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하는 사람이 5명 이상인 일터에서 휴일에 일하거나 연장근무를 하게 될 경우, 그 시간에 대해서 1.5배의 임금을 계산해 주어야 한다는 말이야. 평소에 한 시간 5천 원을 받고 일했다면 7,500원의 임금을 받을 수 있다는 거지.
8. 1주일에 15시간 이상 일을 하고 1주일 동안 개근한 경우, 하루의 유급휴일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주일 동안 빠짐없이 나가고 15시간 이상의 일을 했다면 유급휴일 (돈을 받고 쉬는 휴일)이 주어진대! 와!
9. 일하다가 다쳤다면 산재보험법**이나 근로기준법에 따라 치료와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업주는 무조건 산재보험에 가입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치료와 보상을 받을 수 있단다.
10. 부당한 처우를 당하거나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국번 없이 1350!
-이외에도 홈페이지 게시판, 메일, 팩스, 방문 모두 가능!

 *연소근로자: 18세 미만의 청소년 근로자

**산재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일할 때 발생한 근로자의 신체적, 정신적 피해 등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는 법률. 

행복일터, 두고두고 알아보자

연소근로자 십계명을 발표한 고용노동부에서 ‘1318 행복일터’라는 협약식을 맺었어. 연소근로자를 아르바이트생으로 받아들이는 기업에서 학생들이 일하기 좋은 일터를 만들기 위한 약속인 거지. 이 협약을 맺은 사업장은 도미노피자,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버거킹, 롯데리아, 맥도날드, GS25, 패밀리마트 등이 있어. 물론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할 테니, 행복일터를 찾아서 행복하게 일해 보자고!

소중한 너희의 근로권리! 더욱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Tip을 줄게. 그건 바로 너희의 성실함이야. 무슨 말이냐고? 권리는 의무를 다했을 때 받을 수 있어. 일도 제대로 하지 않고 권리를 요구하는 것은 떼쓰는 것과 다름없거든. 성실하고 꿋꿋이 자신의 일을 해내는 책임감을 가진 MODU 독자들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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