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직업인 인터뷰

[8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실 법제과 임찬희 주무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실 법제과 임찬희 주무관

민주주의의 수호자를 만나다

 

인터뷰 – 배상진

글 – 이자연 

투표소가 차려지고 사람들이 투표를 하러 가는 것은 봤는데, 투표소는 누가 관리하지? 지난 번에 SNS 관련 선거법 뭐라 그런 것 같은데, 그런 선거법들은 누가 제정하는 거지?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는데 이 선거는 누가 관리하는 걸까? 대통령 선거에서부터 총선, 지방선거, 국민투표까지. 게다가 농협조합장 선거와 같은 공공기관의 장 선거까지! 대한민국의 선거를 책임지는 이들을 만나보자! 

민주주의의 수호자 선거관리위원회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 드려요. 그리고 선거관리위원회가 생소한 독자들을 위해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해서 설명 좀 해주세요.

임찬희 주무관 / 법제과 (이하 임): 안녕하세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법제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임찬희 주무관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회, 정부 사법부와 동일하게 헌법상 독립기관이에요. 헌법재판소처럼 독립적인 지위를 가지고, 다른 기관의 간섭을 받지 않는 곳이지요. 선거 과정 전반에 대한 감시와 감독, 관리를 하고요, 정당과 정치자금에 관한 사무를 공정하게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답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설치된 나라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리고 한국과 달리 사법부 소속인 곳도 있다고 들었고요. 한국의 선거관리위원회는 어떻게 생겨난 것인가요?

임: 3.15 부정선거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으시죠? 3.15 부정선거가 있은 뒤, 선거에 대해 국민들이 강한 불신을 드러냈어요. 그래서 1963년에 헌법개정과 함께 선거관리위원회를 만들게 된 거예요. 한국에서 선거관리위원회가 독자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는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어요. 다른 상위 기관 아래에 있으면 또 부정선거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헌법으로 그 지위를 보장한 거죠. 독자적인 지위를 가짐으로써 선거의 투명성을 높이려 한 것이죠. 

그렇군요. 아까 법제과 소속이라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주무관님께서 맡으신 일은 어떤 것인가요?

저희 법제과는 선거관리를 총괄하는 선거실 내에 소속되어 있고요. 하는 일이라면 공직선거법에 대한 제∙개정업무, 국내외의 정치제도 연구 및 선거와 관련된 각종 쟁송업무를 담당해요. 말이 어렵죠? 선거는 공직선거법이라는 법에 나오는 절차와 방법대로 진행되는데, 현실에 맞게 그 법을 고치거나 또 새로 만드는 일을 하는 게 제∙개정 업무고요. 그를 위해서 국내외의 정치제도를 연구하고 선거로 인해 발생하는 소송을 처리하는 업무도 저희 업무 중에 하나라는 거죠. 그 중에서도 저는 공직선거법 제∙개정 업무를 맡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일할 수 있을까? 

법률 제∙개정은 국회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었군요! 그런데 주무관님은 원래 선관위에서 일하시는 게 꿈이었나요?

임: 어릴 때는 법조인이 꿈이었어요. 법정에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변론을 하는 것이 꿈이었죠. 그런데 생각처럼 일이 잘 풀리지 않았어요(웃음). 대학 졸업 후 학원에서 강사를 하다가 결혼도 준비해야 하고 좀 더 안정적인 직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죠. 그리고 마침 2002년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체 공채시험이 있기에 지원을 해서 합격하게 되어 이렇게 일을 하고 있죠. 

아. 그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군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세요.

임: 선거관리위원회 역시 독립된 국가기관이기 때문에 국가공무원을 다양한 방식으로 채용하고 있어요. 직급도 다른 국가기관의 체계와 같이 급수로 나뉘게 되고요. 그래서 9급 공무원의 경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자체적으로 공채시험을 시행합니다. 그런데 5급과7급 공무원의 경우에는 국가 차원에서 일반 행정직 공무원을 선발하는 공채시험을 시행한답니다. 행정고시와 7급 공무원 고시라고 알려진 시험이죠. 그래서 선거 관리 위원이 되는 데는 특별한 자격 요건은 없고요. 공무원 시험에 응시 못할 사유가 없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죠. 

그럼 행정학과나 경제학과 출신이 많겠네요? 아니, 선거관리위원회니까 정치외교학과 출신이 많나요?

임: 행정학과 출신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학과 출신은 특별히 많지는 않아요. 아무래도 공무원 시험에 응시해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니까 행정고시를 목표로 행정학과에 지원한 학생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죠. 그런데 의외로 정치외교학과 출신은 적답니다. 대학교에서 정치에 대해 깊이 배운 학생들이 많이 지원해 준다면 좋을 테데, 외교통상부나 통일부 등 다른 부서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아서 정치외교학과 출신은 적은 편이에요. 그리고 법학계열도 많은 편이고요. 법적 지식이 풍부한 것도 도움이 되거든요. 

원래 법조인을 꿈 꾸셨다고 했는데, 지금 하시는 일을 보니까 법조인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요?

임: 네!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선거법에 관해서는 선관위의 권한과 책임이 크죠. 또, 선거관련 분쟁이 생겼을 때 그것을 조정하기도 하고, 행정처분, 이의제기 해결과 같은 일들을 담당하기도 하고요. 법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와도 직접 관련되어 있으니 사회 정의를 수호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큰 직업이에요. 

민주주의의 꽃! 선거! 

그렇군요! 법조문을 다루는 행정가로서, 주무관님께서 생각하시는 ‘정치’는 무엇인가요?

임: 심오한 질문이네요. 정치는 “참여”라고 생각해요. 2002년에 처음 선관위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지방선거와 대선이 함께 있었어요. 처음 일하는데다 항의와 민원이 많아 정말 정신이 없었답니다. 항의와 민원을 받을 때는 힘들고, 답답하기도 했는데, 그래도 그런 분들이 꼭 ‘투표’는 하시더라고요?(웃음)

“참여”하지 않으면 변하는 것이 없어요. 혹자는 변하는 게 없으니까 투표하지 않는다고 하고, 그것이 자신의 권리라고 이야기 하기도 해요. 그 의견도 존중하지만 ‘변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은 있으면서 참여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해요. ‘변화’를 바란다면 반드시 ‘참여’를 해야 해요.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해드릴까요? 예전에 독일에서 나치가 처음 등장했을 때 나치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사람들은 ‘반대’를 투표로 표현하지 않았고, 나치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찬성’을 투표로 표현했던 것이죠. 시간이 지나고 나니, 나치를 반대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구하고, 그 사람들은 반대한다는 의견을 표명할 수도 없게 되었지요. 그만큼 ‘참여’가 중요하다는 사실! 정치는 곧 참여이고, 그 참여의 수단으로 선거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민주주의의 꽃이 선거라고 불리는 것 아닐까요? 

정치는 ‘참여’다! 멋진 말이네요. 장차 정치에 참여할 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임: 청소년 여러분,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가 있는 해마다 바쁘답니다. 그러나 몸이 바쁠수록 마음만은 가벼워요. 일을 하면서 보람도 느끼고, 행복하기도 해요! 민주주의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이니까요. 선거는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아요. 때로는 ‘최악’을 막는 방법으로 활용될 수도 있고, ‘차선’을 선택하는 방법으로 사용될 수도 있어요. 일단 차선 혹은 최악의 방지를 선택한 후 임기 동안 감시한 뒤에 다음 선거에서 투표로 평가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인 것이죠!

올해는 총선도 있고, 대선도 있어요. 게다가 올해부터 재외국민들도 선거에 참여한답니다. 선거를 통해 대표자를 선출하고 그에게 권한을 위임해 주는 것이 민주주의예요. 그리고 그 핵심요소가 ‘선거’고요! 이러한 선거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선거관리위원회’에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민주주의를 위해 더욱 더 열심히 땀 흘리겠습니다! 

선거와 관련한 궁금증? 선관위에게 물어봐~ 선거관련 QnA! 

제가 대구 출신이고 달서구에 살았거든요? 국회의원 선거 때 보면 달서 갑도 있고, 달서 을도 있던데요. 한 지역구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은 한 명이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선관위도 하나인 것 같던데요?

임: 선관위는 달서구에 하나가 있는 것은 맞아요. 달서구 선관위로요. 그런데 국회의원은 지역대표를 뽑는 거잖아요? 하지만 같은 구 단위의 지역이라도 인구는 다 다르죠. 만약 인구가 10만인 지역구와 인구가 20만인 지역구를 똑같이 국회의원 한 명이 대표한다면 둘 간에는 형평성이 안 맞을 수 있겠죠? 그래서 이를 보전해 주기 위해, 우리나라는 한 선거구에서 최대 2명의 대표까지 나올 수 있게 되어 있어요. 말씀하신 달서구처럼 큰 선거구에서는 하나의 지역이지만 두 명의 의원이 선출되기도 하는 거죠. 

그렇군요! 아참, 의석이 하나 더 늘었다고 들었는데요?

임: 네. 의석은 국회의원의 자리라는 뜻인데 말 그대로 국회에 자리가 하나 더 늘어났다고 생각하며 돼요. 원래 대한민국은 지역구 의원 245명, 비례대표 54명으로 총 299명을 국회의원으로 선출했어요. 그런데 이번 19대 총선에서는 경기 파주시와 강원 원주시를 갑과 을로 나누고 세종특별자치시에 독립선거구를 신설해 총 3개 지역구가 늘어나고 영ㆍ호남에서 각각 1석씩 총 2석이 줄어요. 이로써 전체 지역구 의석은 246석으로 1석 증가하고, 비례대표는 그대로 유지된 총 300석이 된답니다. 

후보자들이 후보등록을 할 때 공탁금을 걸잖아요? 만약 최소 득표율을 넘지 못한다면 국가 예산으로 넘어가는 것인가요?

임: 선거의 종류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할 거예요. 국가예산으로 진행되는 선거인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등이 있고요.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으로 진행되는 선거인 지방선거가 있어요. 예산을 집행하는 주체가 다르죠? 그와 마찬가지로, 최소 득표율을 넘지 못한 후보의 선거 기탁금은 국가의 예산으로 집행한 선거인 경우 중앙정부 예산으로, 지방 예산으로 집행한 선거인 경우 지방정부 예산으로 넘어간답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다양한 일을 하지만 선거관리가 주된 임무인 것으로 아는데요, 선거가 없을 때는 선관위에서는 무엇을 하시나요?

임: 대한민국의 선거 역사를 살펴보면 선거가 없었던 해가 거의 없어요. 지방선거가 4년 주기, 총선도 4년 주기, 대통령선거가 5년 주기로 이뤄지고 있고요. 그 외에도 교육감 선거, 각 종 공공기관의 위탁선거 등을 합치면 최소 2년에 한 번씩은 선거가 이뤄지고 있답니다. 또 얼마 전에는 서울에서 주민투표도 있었잖아요. 그것도 선관위에서 담당하는 업무이기 때문에, 앞으로 주민투표나 국민투표가 활성화 된다면 업무가 늘 것이라 생각해요. 거의 선거가 없는 해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죠. 선거 관리 외의 업무라면 민주시민양성을 위한 시민교육을 하고 있어요. 여러분들도 연수원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으니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해보기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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