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6호] 아이웰콘텐츠 김성민 대표

 

아이웰콘텐츠 김성민 대표님

경영학과 나와도 작가 될 수 있다?!

 

글 – 이규석

사진 – 임원빈

작가가 되려면 어느 학과를 나와야 할까? 국어국문학과? 문예창작과? 하지만 오늘 MODU가 만난 사람은 경영학과 출신 베스트셀러 소설가. 궁금하지 않나? 소설가가 말하는 소설 같은 직업 속으로 빠져 보자!

간단하게 독자 분들께 자기 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출판사 아이웰컨텐츠 대표이자 출판저널 편집장, 그리고 베스트셀러 소설 <장미와 찔레>를 집필한 작가 김성민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여러분을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엄청나게 하는 일이 많으신 것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시는 거죠?

출판사 대표라고 하면 거창해 보이지만, 제가 운영하는 출판사는 1인출판사에요. 좋은 글을 찾아 기획하고 많이 알리는 데만 집중하고 인쇄는 인쇄소에 맡기죠. 출판에 필요한 컨텐츠 집필과 편집에 이르는 전 과정을 다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적은 돈으로도 시작할 수 있어요. 그래서 대형 출판사와 다르게 정해진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죠. 그리고 출판저널은 국내외 서적, 출판업계의 정보와 소식을 전하는 월간 잡지인데요, 3월부터 편집장을 맡게 되어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작가로의 영광을 누리게 해 준 작품인 <장미와 찔레>를 빼 놓을 수가 없겠네요. 덕분에 2008년 서울문학인 소설문학 신인상까지 수상할 수 있었어요.

장미와 찔레라… 어떤 내용인지 궁금한데요. 어떤 책이길래 인기를 끌었나요?

봄부터 가을까지 꾸준히 작은 망울을 터트리며 무난하게 피어가는 찔레꽃과 오랜 기간 인내의 시간을 거치다가 어느 순간 크고 화려하게 꽃을 피우는 장미꽃의 모습을 우리의 인생에 빗대어 표현한 자기계발형 소설이에요. 눈 앞의 성공에만 급급하여 인생을 멀리 내다보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일찍부터 성과를 내지만 평탄하게 사는 찔레꽃 인생과 오래도록 고생하고 인내해야 하지만 결국에는 화려하게 떠오르는 장미꽃 인생을 비교해 주고 싶었어요. 장기적인 인생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방황하는 20대, 30대들에게 공감을 많이 얻었던 작품이에요. 그러고 보니 10대 청소년들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겠네요. 학생들도 눈 앞의 성적만 바라보고 사교육에 의존하기 보다는 힘들어도 스스로 꿈을 찾고 계획을 세우면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그렇다면 대표님의 인생은 찔레꽃인가요, 장미꽃인가요? 어떠셨나요?

그럼 어린 시절부터 차근차근 제 이야기를 들려줄게요. 사실 저는 초등학교, 아니 그 때는 국민학교였지. 그 때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은 아니었어요. 맨날 친구들이랑 놀러 다니기만 했고 부모님도 딱히 공부하라고 강요하시지 않으셨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전환의 계기가 팍! 하고 왔죠.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된 계기가.

네? 무슨 계기로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신 거죠? 궁금합니다!

아니 5학년 땐가, 시험 끝나고 나서 공부 잘하는 친구랑 집에 왔는데 어머니랑 어머니 친구분이 같이 계신 거에요. 그래서 시험 결과를 공개하는데 옆에 친구가 올백 못 맞고 하나 틀렸다고 친구 어머님께 혼나고 있는 거에요. 저요? 우리 성민이 한 과목에 6개 밖에 안 틀렸어? 잘 했네~ 라고 하시는데 그때 뭔가 울컥하더라고요. 내가 공부를 못 해서 어머니를 부끄럽게 했구나. 안되겠다. 공부하는 거 재미는 없지만 부모님께 효도하는 차원에서라도 열심히 한번 해 보자. 라고 생각했죠. 물론 한번에 성적이 쭉쭉 올라가고 그랬던 건 아니지만요. 하하. 두 번째로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된 계기를 찾고 나서야 진짜 성적이 쭉 올라갔어요. 

또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다시 궁금해지네요.

사실 효도 차원에서 공부를 하자고 결심은 했지만 그게 쉽나요? 결국 중학교 때 까지도 중위권-중상위권에서 맴돌았어요.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 인생의 목표를 세우면서 진짜 남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공부를 하게 되었죠. 마침 이맘때쯤이겠네요. 12월쯤 예비고3이 되어 성적 상담을 받을 때 제가 모의고사 400점만점에 260점 정도였는데, 이 목표를 세우고 나서 꾸준히 점수가 올라가더니 마침내 수능에서는 350점 정도의 성적을 거둘 수 있었어요. 어때요. 궁금하죠?

대표님 빙글빙글 돌리지 말고 얼른 말해 주세요.

그 때 제가 세운 인생의 목표는 “한국 최초로 노벨상을 타서 역사에 흔적을 남기는 사람이 되자” 였어요. 뭐랄까, 한번뿐인 인생인데 평범하게 살다가 평범하게 끝내고 싶지 않더라고요.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 되려면, 그래 노벨상을 타야겠다. 이게 시작이었어요. 아무래도 천재들만 모여있을 거 같은 경제학이나 물리학, 화학상은 무리고 평화상을 타야겠다. 그리고는 고민했죠. 평화상을 타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무료로 가난한 사람들을 치료해 주는 병원을 세울까? 병원을 세우려면 돈이 있어야 할 텐데 어떻게 돈을 모으지? 이렇게 고민하다가 문득. 서울대 의대를 가서 암을 고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하자. 많이 유치하죠?

노벨 평화상을 타자… 막연해 보이는 꿈인데 그게 정말 효과가 있었나요?

물론이죠. 의미 없는 고생은 헛고생이고, 의미가 담겨있는 고생은 노력이라는 말이 있어요. 단순히 고3이니까, 혼나기 싫으니까, 다들 공부하니까 그냥 공부해야지… 라는 건 헛고생이자 헛공부에요. 반면 자신의 꿈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하는 공부는 고생이 아니라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자 과정이죠. 노벨상을 타자, 의대를 가자. 모두 제 나름대로 공부를 열심히 하는 데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저만의 노력이었답니다. 부모님과 선생님께서 꾸준히 응원해 주시고 저를 믿어 주신 것도 많은 힘이 되었어요.

“그래. 우리 한 번 기적을 만들어 보자” 솔직히 모의고사 260점짜리가 서울대 의대 간다고 상담하면 반응이 이렇잖아요. “미쳤니?” “정신 차려라” “그건 무리인 것 같구나” 등등. 근데 저희 선생님께서는 “그래. 성민아. 우리 한 번 같이 기적을 만들어 보자” 라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제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그리고 저를 믿어주시는 선생님과 부모님께 보답하기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공부했어요. 매달 모의고사 칠 때마다 10점씩 쭉쭉 올라가더라고요. 저도 그 결과에 놀랐죠.

그래서 마침내 서울대 의대에 가셨겠군요!

서울대 의대에! 갔다면 저는 지금쯤 의사가 되었겠죠? 하하. 제가 수능을 치던 해가 물수능 이었어요. 물론 올해 수능처럼 말도 안 되는 물수능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평소 같으면 서울대 의대에 지망해 볼 만한 점수였지만 결국 포기하고 진로를 바꾸게 되었어요. 의대라는 꿈을 잃어버린 저는 별 생각 없이 친구들 따라 “남자라면 공대지!” 하면서 연세대 공대를 가게 되었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저도 어설펐네요. MODU 독자님들은 꼭 다양한 학과를 간접 체험해 보시길 바래요.

그럼 연세대 공대에서의 생활은 어떠셨나요? 노벨상의 꿈은요?

의대를 포기하고 택한 공대였으니 열심히 공부할 이유도 없었고 여느 신입생이 다 그러하듯 놀고 또 놀았죠. 수업도 기대했던 것 보다 별로였고요. 생각보다 공대에서 배우는 수학이나 공학 과목도 별로 내키지 않았고요. 왜 이 이론을 배워야 하지? 이 개념은 어떻게 이렇게 되는 거지? 등의 의문을 갖는 친구들도 없었고 학생들이 배움에 대한 열의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교수님들께서도 열정적으로 강의하시지 않으셨어요. 그렇게 1년쯤 방황하다 보니 아. 이게 아니다. 내 꿈을 찾아 다시 일어나자. 좋아하는 일을 다시 찾자. 노벨 평화상의 꿈을 다시 세우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죠.

그래요? 그러면 열심히 공학을 공부하셨겠네요?

아니요. 수능을 다시 치기로 했어요. 대학에 와서 더 많은 것을 경험하다 보니 의사가 되는 것 보다는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같은 세계 최고의 CEO가 되어 세상을 바꾸는 것이 더 쉽고 빠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서울대 경영대를 목표로 해서 다시 수능을 쳤어요. 이 때 다시 수능을 치르면서 공부에 대한 노하우를 많이 쌓았어요. 그 노하우를 혼자서만 갖기에 아까워서 다음에 수능 뽀개기라는 카페를 개설하였고 엄청난 인기를 끌었어요. 수만휘는 어찌 보면 아들 뻘이죠? 방송에도 나가고, 신문 인터뷰도 하고 출판 제의도 받았어요. 그렇게 혼자서 수능비타민, 수능뽀개기를 시리즈로 6권이나 냈죠.

 

그럼 그때부터 작가, 소설가를 목표로 하신 건가요?

그건 미묘하게 달라요. 대학교 졸업을 준비하던 때 교수님께 진로 상담을 받는데, 그때 막연하게 CEO가 되겠습니다. 했다가 된통 혼났어요. 그건 꿈이 아니라고요.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면서 어떻게 사회를 바꾸어 나갈 것인지 그런 구체적인 비전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죠. 저는 문화 콘텐츠가 다가오는 21세기에 정말 중요한 분야가 될 것이라 생각하였고 다양한 문화 콘텐츠 중에서도 그 밑바탕이 되는 책. 그리고 글을 택했어요.

경영학과 출신의 작가라,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당연히 어려움이 많았죠. 일단 주위에서 이상하게 보는 시선도 많았고, <장미와 찔레> 가 성공하기 전까지는 일감도 부족했으니까요. 아무래도 경영학을 전공한 소설가라는 것, 국문학과 분들이나 문예창작과 출신 관계자 분들이 보면 부족해 보이고 못마땅해 보일 수 있으니까요. 맞아요. 솔직히 글 쓰는 실력으로만 보면 제가 그분들보다 모자랄 수도 있죠. 하지만 이 속에 역설적인 진리가 숨어 있어요. 세상에 경영학을 전공한 사람들은 셀 수도 없이 많아요. 또 국어국문학과나 문예창작과 출신 소설가 분들도 엄청나게 많으시죠. 하지만 경영학을 공부한 소설가는 얼마 없을 거에요. 이건 새로운 개념인 거죠. 성공한 기업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려면 경영학적인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저에게는 출판사보다는 기업체로부터 제의가 많이 들어오죠.

A하려면 반드시 B해야만 해. 그런 공식 같은 건 인생에 없다고 생각해요. 편견을 버려야 해요. 국문과나 문예창작과 나와야만 소설을 쓴다는 생각. 그런 생각에 짓눌려 있었다면 저도 아마 작가가 되지 못했을 거에요. 남들과 같은 방향으로 경쟁을 하면 힘들기만 해요. 농구동아리에서 신입 부원을 뽑는다고 합시다. 이것저것 다 무난하게 하는 평범한 인재. 다른 건 다 못해도 3점슛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하는 사람. 누가 더 합격할 확률이 높을까요? 일단 남하고 달라야 해요. 달라야 성공해요. 고등학생 때 똑같이 살면, 대학교 가서도 똑같이 살고. 그러면 평생 붕어빵처럼 살겠죠. 3개에 천 원짜리. 다른 사람이 되세요. 다른 줄에 서세요. 그래야 행복해 질 수 있어요.

무엇이 되겠다 보다는 무엇을 하겠다는 꿈을 가지세요. 이번에 MODU 권태훈 대표님도 동사형 꿈을 가진 꿈신이 되자는 강연을 하셨더라고요. 앞에도 잠깐 언급했지만, 저도 사실 장미와 찔레를 도와주신 조동성 교수님께서 제게 “자네는 꿈이 뭔가?” 라는 질문을 하셨을 때 “최고의 CEO가 꿈이다” 라고 대답했다가 혼쭐이 났거든요. 교수님께서는 CEO가 되겠다는 건 꿈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어요. CEO가 되어서 어떠한 사업을 하고 세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싶은지 구체적인 꿈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변호사, 의사, 사장이 되는 게 꿈이 된다는 건 아니라는 거죠. 제 동사형 꿈이요? 저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렇다면 혹시 선배님의 미래의 꿈은 무엇인가요?

제 꿈은 노벨 평화상을 일단 탄 후에, 스티브 잡스처럼 죽는 거에요. 전 세계 모든 언론이 그의 죽음을 1면 기사로 내보내고,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수많은 사람들이 애도의 메시지를 보냈었잖아요? 그렇게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제가 어떠한 직업을 가지든 사회에 더 많은 기여를 하고 이 세상을 더 멋진 곳으로 바꿔 나가고 싶은 게 저의 꿈이랍니다. 그 시작은 지금처럼 출판사에서 좋은 문화 컨텐츠를 생산하고 글을 쓰는 것이고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세상에 직업이 수천, 수만 개가 있다는 사실 아시나요? 그럼 여러분은 그 중 몇 개를 알고 있나요? 대부분의 학생들은 본인의 선택이 아니라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선택에 의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해요. 자신의 가치관도 주관도 없이 주위에서 원하는 삶을 대신 살아가죠. 자신 정말 자신에게 맞는 길일까요? 그 길이? 여러분! 끊임없이 고민하세요. 남과 다르게 살아야 해요. 두려워하지 말고 용기를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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