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직업인 인터뷰

[5호] 패션MD, 유승희

패션MD의 세계가 궁금하니?

트렌드. 디자인. 소재. 색감까지!

패션의 모든 것을 다루는 사람들

인터뷰– 이규석

패션MD. 각종 언론을 통해 왠지 많이 들어 본 듯한 직업인데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는 전혀 감이 오지 않지요? 고등학생 때부터 패션MD라는 직업을 꿈꾸는 친구들도 있지만 그래도 구체적인 정보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거에요. 그래서 오늘 저희 MODU가 여러분을 위해 매일마다 글로벌 패션 트렌드와 호흡하는 외국계 패션기업 리앤펑의 MD 유승희 씨를 만나고 왔답니다. ^^

Who Are You?
안녕하세요! 홍콩의 대표적인 의류기업 Li & Fung(리앤펑) 한국지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유승희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패션MD는 사실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종류도 매우 다양하고 하는 일이 패션산업 전반에 걸쳐 있기 때문에 제가 모든 내용을 알려 드릴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여러분께 패션MD라는 직업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도록 할게요!

일단 리앤펑이라는 생소한 회사가 궁금해지는데요, 어떤 회사인가요?
아무래도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패션회사 하면 브랜드를 떠올리지 않을까요? 지오다노, 유니클로, Zara 같은 패션 브랜드와 매장을 떠올릴 거에요. 하지만 제가 일하고 있는 리앤펑은 일반적인 의류 회사와는 성격이 다르답니다. 저희 회사는 세계적으로 매년 수십 억 벌의 의류를 생산하고 있지만 직접 공장을 갖고 있지는 않아요. 대신에 세계 각국의 공급업자들, 디자이너들과 협력하며 천여 개에 가까운 수많은 브랜드들을 관리하고 있답니다.

패션 MD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보통 패션 산업에 관련된 직업 하면 디자이너, 모델 등을 먼저 떠올리시는데요. 사실 패션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직업 중에 하나가 바로 MD입니다. MD는 머천다이저(Merchandiser)의 의 약자로 어떠한 상품의 시장 분석, 고객 파악, 상품 기획, 생산, 판매 전 과정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말이에요. 사실 MD는 패션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통용되는 말이지만, 패션업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이 사실이죠. 그리고 패션MD도 일하는 곳에 따라 하는 일이 달라지는데요. 백화점에서 일하는 MD, 인터넷 쇼핑몰에서 일하는 MD, 홈쇼핑 MD, 그리고 각 브랜드 MD 모두 하는 일이 서로 조금씩 차이가 있답니다. 게다가 매장 MD, 생산 MD, 영업 MD 등 세부 분야를 나누자면 끝도 없죠.

 

MD가 하는 일이 다양하다고 하셨는데 그럼 유승희씨께서는 어떤 일을 하시나요?
제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미국 30대 여성들을 타깃으로 하는 TALBOTS라는 브랜드를 관리하고 있어요. 시즌 시작 전에 기본 컨셉을 잡는 일부터 시작해서 패션 트렌드 분석, 판매처 늘리기, 많이 팔릴 상품을 기획하고 공급자와 판매자를 관리하는 일 등 거의 패션 전반의 일들을 모두 담당하고 있답니다. 말이 조금 어렵나요? 더 쉽게 말하자면 어떤 옷이 더 잘 팔릴지 고민하고, 백화점, 대형 마트, 온라인 쇼핑몰 등 어느 곳을 통해 옷을 팔지 고민하고, 옷의 재료가 되는 천부터 단추 하나에 이르기까지 옷과 관련된 모든 요소를 고민한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업계에서는 농담 삼아 뭐든지(M) 다한다(D) 라고 부르기도 해요.

뭔가 엄청나게 어렵고 복잡해 보이는데요…일하시는 게 힘들지는 않으신가요?
패션MD로 일하는 것이요? 정말 엄청나게 힘들어요. 흔히 사람들은 패션업계에 대한 일종의 낭만이랄까. 멋진 패션 아이템들을 접하고, 기획하고 그러면서 왠지 스타들과도 자주 만나게 될 것 같고. 그런 생각들이 조금 있잖아요? 솔직히 말해서 그건 실제 패션MD의 생활과는 거리가 멀어요. 업계에서는 정말 피를 말리는 하루 하루가 이어진답니다. 패션업계에서는 타이밍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정해진 시즌까지 완벽한 디자인과 품질을 갖춘 상품을 매장에 내놓으려면 긴장이 끊이지 않아요. 무슨 일이 있어도 마감 기한을 맞춰야만 하기 때문에 야근하기 일쑤고, 해외 디자이너나 구매자들과 함께 일해야 하기 때문에 영어로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것도 엄청난 스트레스죠. 그러나 내가 기획한 상품이 브로슈어에 실리고, 매장에 깔릴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죠. 사실 순전히 돈이나 보상을 바라고 한다면 그에 비해서는 훨씬 힘들 때가 많고요, 다만 정말 패션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그에 걸맞은 보상을 누릴 수 있는 좋은 직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요? 그럼 고등학생 때 무엇을 준비하는 게 나중에 패션MD의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될까요?
첫째는 당연히 패션 감각이겠죠? 학생 때부터 옷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배경지식을 쌓는 게 중요해요. 배경지식은 단순히 패션 잡지를 읽는 게 아니라 의류 소재나 색감에 대한 깊이 있는 책을 읽어 배경 지식을 쌓아두면 좀 더 유리하죠. 다음으로는 외국어 능력을 빼 놓을 수 없어요. 아무래도 요즘 패션산업은 다양한 국가에서 생산 및 판매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영어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업무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영어 공부를 해 놓아야 해요. 그 이후에 패션디자인이나 시각디자인 학과 전공을 추천하고 싶네요. 물론 타 학과 출신도 패션MD가 되는 것은 가능하지만 패션 분야에 깊이 있는 지식을 장기간 쌓은 패션디자인과 출신들이 유리한 건 사실이죠.

혹시 패션MD로 생활하시면서 경험하셨던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있나요?
MD들끼리 어디 다니면 습관적으로 다른 사람들 스타일을 보면서 점수를 매겨요. 그러다가 정말 괜찮은 스타일 보면 모르는 사람인데도 다짜고짜 가서는 옷 좀 살펴봐도 되겠냐고 하면서 좀 만지기도 하고… 벗기기도 하고… 그러다가 정신 차리고. 아마 모든 패션MD들의 공통적인 직업병일 거에요. 저희는 단순히 와 예쁘다! 혹은 스타일 좋다! 이렇게 옷을 보는 게 아니라 전문적으로 관심을 갖고 패션을 대하기 때문에 소재가 어떤지, 색상의 조화는 어떠한지 깊이 있게 살펴 본답니다. 나아가 저희 패션MD들은 조그만 단추 하나의 디테일까지 뜯어서 분석해요. 자신이 담당하는 브랜드만 해도 힘든데 업계 전체의 트렌드까지 파악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접해야만 하죠.

10년 뒤요?
패션MD생활을 하면서 패션업계의 전반적인 트렌드, 일하는 방식 등을 충분히 배운 뒤 전문적으로 패션디자인을 더 깊게 공부하고 싶어요. 그리고 나중에는 디자인과 MD 업무 양 쪽에서 전문가가 되어 패션 산업의 트렌드를 이끄는 리더가 되고 싶어요.

 

혹시 패션MD의 전망은 어떤가요?
패션 산업은 점점 발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패션MD의 전망은 밝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제는 패션 산업의 국경도 사라지면서 우리 나라의 패션 아이템이 해외에서도 인정 받고 있고 동시에 해외 브랜드들이 우리 나라에 들어오는 비중도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그래서 패션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함께 외국어 능력을 갖춘 인재라면 앞으로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중요한 일을 해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그리고 패션MD는 패션 산업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를 관찰하고 다루기 때문에 이후에 패션업계에서 계속 일하거나 공부할 생각이라면 첫 직장으로 삼기에도 정말 좋다고 생각해요.

패션MD를 꿈꾸는 고등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씀은요?
많은 학생들은 학생 때 사실 패션MD가 어떠한 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잘 모르면서 막연하게 동경을 품고 있는 것 같아요. 20대 여성의류 쇼핑몰 CEO들이 TV에도 나오고 신문에도 나오고 하니까 왠지 멋있어 보이고 그렇죠. 하지만 기대하는 것과 달리 연예인 같은 화려한 생활은 없고 대신 야근과 마감압박이 항상 스트레스로 다가올 거에요. 분명 패션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패션MD는 매력적인 직업이지만, 저는 학생 여러분들이 패션MD에 대한 환상은 버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 그럼 저는 다시 야근하러 사무실로 갑니다. 여러분 열심히 공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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