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5호] 안토니 김원길 대표님

안토니 김원길 대표님 

학벌,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인터뷰 – 이규석

사진 – 임원빈

많은 사람들은 좋은 대학 가는 게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중학교만 졸업하고도 매출 수백억 원 규모의 회사를 이끌고 계신 김원길 대표님이 계십니다. 성공한 삶을 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불타는 열정과 열망이라고 말씀하시는 김원길 대표님! 오늘 독자 여러분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 주실지 벌써부터 기대되지 않나요?

안녕하세요. 김원길 대표님! MODU 독자들에게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학생 여러분. 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즐겁게 사는 사장!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편한 구두를 만드는 회사 안토니의 대표 김원길입니다.

가장 즐겁게 사는 사장이라니, 무슨 뜻인가요?

일단 나는 내가 하는 일이 정말 즐겁습니다. 일이 즐거우니 사는 게 행복하죠. 사장은 하루의 대부분을 일하는 데 쓰는데, 일이 즐겁지 않으면 어떻게 살겠어요? 그리고 또 나는 일이 즐거울 뿐만 아니라 아니라 즐기는 취미도 많아요. 사람이 일만 하면서 어떻게 살아. 겨울에는 스키랑 보드 타러 가고, 여름에는 수상스키나 웨이크보드 타러 가고, 맛있는 요리 만들어 먹는 것도 좋아하고 젊은 친구들 가르치면서 멘토 역할 하는 것도 좋아하고. 이 모든 일들이 나는 정말 재미있어요. 나보다 즐겁게 사는 사장은 아마 별로 없을 겁니다.

 

대표님의 학창 시절은 어떠셨나요? 그 때도 가장 즐거운 학생이셨나요?

학창 시절이라… 안타깝게도 학창 시절에 대해서는 내가 해 줄 말이 없네요. 나는 중학교만 나왔거든요. 나는 충남 당진이라는 시골 동네에서 칠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는데 그다지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서 고등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겠다고 말할 형편이 되지 못했어요. 그래서 중학교만 졸업하고 나서 일거리를 찾아 다녔죠. 그러다가 서산에서 구두 가게를 하시던 작은아버지 밑에서 1년 정도 일을 배우게 되었어요. 하지만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고. 더 성공하고 싶던 내게 서산은 너무 작았죠. 서울로 가야겠다는 결심을 한 저는 열여덟 살에 돈 한 푼 없이 맨손으로 서울로 떠났어요. 결심한 순간 머뭇거리지 말고 곧바로 실천으로 옮긴 거죠. 물론 고생이란 고생은 다 했지만! 하하.

한 푼도 없이 서울로 올라오셨다고요? 그럼 먹고 사는 건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막상 서울에 도착하니 덜컥 겁부터 나더라고요. 내가 미쳤나 싶었지. 그래도 내가 갖고 있는 건 손재주 하나밖에 없으니 일단 이 구둣방 저 구둣방 다니며 일자리를 알아 보기로 했어요. 하지만 세상이 쉽지 않더라고. 가는 곳마다 문전박대를 당했고 결국 자리를 잡긴 잡았는데 먹여주고 재워주고 그게 끝이었지. 월급은 없었고. 그런데 그것조차 딱 3개월 만에 떠나야 할 처지가 됐어요. 앞이 캄캄했지. 그래도 또 죽어라 일해서 자리 잡고, 또 죽어라 일해서 더 좋은 곳으로 옮기고. 기회는 성실함 끝에 반드시 와요. 똑똑한 사람, 능력 좋은 사람이라 해도 절대로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지.

와. 정말 문자 그대로 맨 손으로 앞길을 개척해 나가셨네요. 그런데 혹시 대표님께도 절망적인 순간이 있었나요?

하지만 내게도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던 순간이 몇 번 있었지.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1등을 놓쳤던 아찔했던 순간. 7년간 모든 열정을 바쳐 일한 회사로부터 버림 받았던 허탈한 순간. 내 회사를 시작해서 승승장구하다가 갑자기 닥친 위기로 인해 매일 빚쟁이에게 시달리던 날들. 맨 손으로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하지만 정말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되어 버틸 수가 없더라고. 하루는 너무 힘들어서 아예 죽어버리기로 결심했지. 마포대교를 달리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한강으로 직행. 그 정도로 힘들었어요. 하지만 지나고 보면 그 때의 고생이 고맙지. 세상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의 절박함. 그 절박함이 지금의 나와 우리 회사를 일구어 냈으니까. 정말 고생이 보물이지.

 

그런데 대표님,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난에 부딪치면 포기해 버릴 텐데요. 대표님께서 특별하신 것 아닐까요? 성공하는 사람들은 타고나는 것 아닌가요?

성공하는 사람들이 타고 난다고? 그러면 억울해서 세상 어떻게 살아? 하지만 공부든 인생이든 성공하기 위해 중요한 자질은 있어요. 일단은 무엇이든 욕심이 있어야지. 성공에 대한 욕심 없이, 성적에 대한 욕심 없이 어떻게 성공을 하고 성적을 잘 받겠어요? 그런 절박한 마음. 강렬한 욕심이 첫 번째. 그리고 두 번째로는 남들과 다르게 사는 것이 필요해요. 뭔가 다르게 행동하고 뭔가 다르게 볼 줄 알아야 성공하지. 남들이 하는 대로, 시키는 대로 판박이처럼 살아 가는 사람이 무슨 수로 성공하겠어? 욕심을 갖는 것. 다르게 사는 것. 이게 타고 나야만 하는 자질은 아닌 것 같은데? 중요한 건 역시 노력이지 재능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데 어떠한 목표가 있어야 욕심을 갖고 노력하게 되는 것 아닌가요? 요즘 학생들, 학교에서 시키는 공부만 해도 벅차서 꿈을 찾을 여유가 없는 것 같습니다.

시키는 공부만 하니까 여유가 없지.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꿈을 찾기 위해서는 스스로 노력을 해야 해. 중고등학교 때부터 인생에 대해서, 꿈에 대해서 치열하게 사는 학생은 대체 어디로 갔나? 이러니까 대학교에 가서도 꿈이 뭐냐고 누가 물어보면 회계사다. 공기업이다. 공무원이다 그러잖아. 아니 그게 어떻게 꿈이 되나? 계속 이런 식으로 가다간 대한민국에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해요. 요즘 학생들은 치열하게 자신에 대해 고민하는 대신 별 생각 없이 안정적인 학과, 직업만 선호하지. 그리고 그나마도 스스로 결정한 꿈이 아니라 부모님이 하라는 대로 꿈을 결정하잖아.

꿈과 목표가 갖고 싶으면 공부하듯 치열하게 꿈을 찾아야지. 나도 직원들에게 그리고 자식들에게 인생 계획서를 제출하라고 해요. 3년 뒤, 5년 뒤, 10년 뒤의 모습까지 구체적으로 그려 보라고. 학교 다니면서 이런 거 해봤어요? 해 봐. 수학 문제 몇 개, 영어단어 몇 개가 중요한 게 아니라니까. 구체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한 번 그려 봐요. 아마 힘들고 어려울 거에요. 하지만 지금 10년 뒤 자신의 모습을 지금 고민하지 않으면 언제 고민할 건데? 대학에 가서 고민하겠다고? 졸업하면 고민하겠다고? 미루지 말고 이 글 읽는 순간 바로 실천. 실천하는 학생은 반드시 10년 뒤에 성공하고. 흘려 듣는 학생은 실패할 겁니다. 스스로 인생을 정의하고, 성공을 정의해 보세요.

네. 정말 노력해서 꿈을 찾는 학생도 드물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좋은 대학, 좋은 학과에 대한 압력은 여전한 것 같습니다.

정말 학교가 학부모들이 학생들을 망치고 있다니까. 애들한테 수학 영어를 가르칠 게 아니라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 줘야 하는데. 학교가 완전히 점수 올리는 곳. 대학 잘 보내는 곳이 되어 버려가지고. 참 걱정이에요. 하지만 환경이 그렇다고 자기 자신의 삶을 내팽개치면 안 되지. 잘 하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일도 없다고? 세상에 직업이 몇만 개가 있고 한국에 중소기업만 300만 개가 넘는데? 그 중에 자신한테 맞는 일이 분명 있을 텐데 어떻게 알아보지도 않고 단정 짓지? 책도 읽어 보고, 강연도 다녀 보고, 박람회 같은 곳도 막 다녀 오고. 그런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자신의 꿈을 발견할 수 있는 거야.

그리고 좋은 대학 가는 게 중요하다고? 좋은 대학 간판 따고 나면, 그러면 인생이 술술 풀리나? 자신의 삶이 없는데 대학에 가면 뭐 하겠어. 변호사 하고 회계사 해 봤자 남 밑에서 일하겠지. 다시 말하지만 청소년기에 자신의 인생에 대해 고민하는 게 시험 점수보다 중요해요. 나도 스무 살 때 내 나름대로 인생에 대해 정의를 내렸어. 인생이란 내 앞에 놓여 있는 끝도 없는 사다리를 올라가는 거라고. 올라 가기 싫으면 그만 올라가도 돼. 하지만 혼신의 노력을 다해 올라가면 더 높은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 볼 수 있고, 더 돋보이게 되지. 누구보다도 더 높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리라. 인생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었기에 힘들어도 버텨 낼 수 있었지.

 

네. 정말 맞는 말씀이십니다. 그래도 학생들에게는 여전히 입시가 힘들고 공부가 힘든데, 어떻게 해야 학생들이 공부할 용기가 날까요?

지금 중고생들이 공부 때문에 죽겠다고 말하는 건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결심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야. 지금 다들 하는 공부가 뭐에요. 입시를 위한 공부잖아. 좋은 대학 가기 위한 공부잖아. 결국 자기가 택해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는 얘기지. 남들 다 학원 가니까. 과외 받으니까. 부모님이 하라고 하니까 공부하잖아. 이게 누구 인생이야 도대체. 자기 삶이 아니라 부모님 삶을 대신 살아 주려니까 공부가 안 되는 거야. 그렇게 아무런 의미도 없이 공부를 하니까 힘들지. 공부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과 정의를 갖추세요. 그리고 자신만의 확고한 가치관을 세웠다면 주저하지 말고 실천하세요.

내 딸도 지금 중2인데, 스스로 ‘세상이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공부한다’ 는 목표를 세우고 나서는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공부해요. 자기 이름을 단 패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꿈. 그런 꿈이 있으니까. 그러니까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힘든 것도 잊고 즐겁게 공부하는 거지. 얘가 중학교 2학년이라니까? 근데 벌써 해외로 패션 유학 가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냐고 물어봐. 외국에서 디자인 공부해야 하니까 영어 공부도 재미 있대. 억지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즐겁게 공부하는 학생들을 무슨 수로 이기나?

혹시 대표님께서는 자녀 분들을 어떻게 키우셨나요? 문득 궁금합니다!

애들 이야기 하면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사실 마치 직원들을 키우듯이 아들 딸 키우는 것도 너무 실적 위주로 진행한 측면이 있어요. 그래서 중간 중간에 후회도 많이 했고. 두 아들 역시 나를 많이 원망했지. 공부 하라고 강요를 하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아이들 키우는 건 힘들더라고. 첫째랑은 다투기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세상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만큼 멋진 성인이 되었지. 첫째 아들은 대학에서 조리학을 배웠고,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해요. 이곳 저곳으로 요리 여행을 다니면서 유명한 요리를 맛보고, 훌륭한 요리사들을 만나지. 이게 진짜 공부라고 생각해요.

둘째 아들은 어릴 때부터 골프를 했는데 4살 때부터 골프를 해서 초등학교 3학년 때 미국에서 열린 주니어 대회에서 1등, 고1 때 이미 국가대표로 발탁되어 프로 선수로 활동하고 있어요. 그리고 막내 딸은 디자이너가 꿈인데. 어릴 때부터 자기 스스로 꿈과 인생에 대해 고민하는 습관을 길러 줬더니 이제는 알아서 척척 이에요. 처음에는 공부에 취미가 없는 아이였는데 이제는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하나씩 달성해 가는 재미에 푹 빠져 있어요. 아이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했고 항상 자신의 인생을 자기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했어요.

대표님께서는 성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어렵지만 중요한 질문이네. 성공에 대해 고민하고 정의 내리는 것은 정말 중요하지. 나도 성공에 대해 정의 내린 지는 오래 되지 않았어. 회사의 성공은 내가 일구어 낸 게 아니라 직원들과 함께 이루어 낸 것이니 직원들과 함께 성공의 정의를 내려야 한다고 생각했거든. 내가 생각하는 성공한 삶은 사람들에게 존경 받고, 동시에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회사도 사회적으로 존경 받는 회사, 직원들이 행복을 느끼는 회사가 되었으면 해요. 이렇게 구체적으로 성공에 대해 방향을 세우자 나와 회사 모두 더욱 빨리 성장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많이 버는가가 아니라 더 많이 직원들 그리고 사회에 나누면서 함께 클 수 있는가를 고민하게 되었지.

내게 있어 성공이란 돈이 아니라. 명예가 아니라. 나눔에서 오는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나보다 돈 많이 버는 사장은 얼마든지 많지만 나보다 즐겁고 행복한 사장은 아마 없을 거에요. 대부분 사장들 보면 이렇게 이야기하잖아. 나중에 많이 벌면 직원들 챙기고, 많이 벌면 기부하고, 많이 벌면 환원하겠다고. 그런 게 어디 있어. 지금 하는 거지. 그래서 우리 회사는 엄청 많이 기부를 해요. 한 해에 4억, 5억씩 기부를 해요. 좋은 일에 돈을 쓰니까 고객들도 우리 구두 사면서 좋아하고, 직원들도 회사 다니는 것 뿌듯해하고, 얼마나 좋아요? 또 이렇게 내가 키운 꿈나무들이 세계 골프계를 주름 잡고 다닐 것이고. 성공한 사장들이 되어 경제를 발전시키고 사회에 공헌할 것이라 생각하면 정말 기분이 좋지. 이런 게 성공이고 행복이죠.

 

대표님의 미래의 꿈은 무엇인가요?

15년 안에 세계인들이 선호하는 구두 1위. 동시에 외국인들도 다 아는 구두 브랜드를 만드는 것. 그리고 노벨 평화상을 받는 것. 혹은 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 그래서 사람들에게 아~ 김원길대표는 정말 대단해. 노벨 평화상 받을 만한 사람이야 라고 불리는 것. 어때. 구체적이지요?

대표님! MODU를 읽는 고등학생들에게 마지막 조언 한 마디 부탁 드립니다.

학교 성적이 좋다고 해서 사회에서도 우등생이 되는 것은 아니고, 학교 성적이 나쁘다고 해서 사회에서 열등생이 되는 것도 아니에요. 정작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인간 됨됨이입니다. 선배와 스승을 공경하고, 후배와 제자를 아끼고, 그리고 친구들과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죠. 학교에서 배워야 하는 것은 이런 거지, 몇몇 수학 공식이나 영어 단어가 아니에요. 성적에 목숨 걸지 말고 내 운명은 내가 개척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사세요. 중학교만 나온 나도 이렇게 사는데! 여러분은 더 멋진 사람 될 수 있습니다. 어떤 판단이라도 좋으니 스스로 결정하세요. 설사 잘못된 결정일지라도.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책임지는 멋진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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