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MODU 스페셜] 로봇을 어떻게 하면 잘 사용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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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은 인간을 이롭게 하는 최고의 도구”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지능로보틱스연구센터 전세웅 책임연구원

지능로보틱스연구센터는 로봇의 부품에서부터 시스템, 인공지능 로봇 기술까지 로봇의 전 분야를 아우르는 국책 연구기관이다. 로봇 R&D 선두주자로 연구 역량을 입증하고 있는 지능로보틱스연구센터의 프로젝트 과제 책임자를 맡고 있는 전세웅 책임연구원에게 지능형 로봇의 현재와 미래를 물었다.

연구실에 들어와 보니 정말 많은 로봇이 있어요. 연구원님은 주로 어떤 로봇을 연구하시나요?

‘로봇 팔’을 이용해서 물건을 잡고 이를 조작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로봇 팔은 사람의 팔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죠. 물류센터에서 물건을 집어 올리는 피킹 로봇부터 제조공정의 부품을 정렬하는 로봇까지, 다양한 로봇을 개발합니다.

아, 마구잡이로 엉킨 케이블을 스스로 풀어내는 로봇도 있습니다. 다만 꼬인 선을 하나씩 잡고 조금씩 풀어야 해서 아직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요.(웃음) 저는 시각 기반의 로봇 팔 조작 기술을 연구하는데요, 사람이 눈으로 보고 물건을 잡는 것처럼 로봇에 카메라를 달아 렌즈를 통해 물건을 식별하고 조작할 수 있도록 한답니다.

인간에게는 물건을 집어 올리는 단순한 동작이지만 로봇은 수많은 계산 끝에 움직일 듯해요.  어떤 원리를 통해 작동하는지 궁금합니다.

물류 피킹 로봇을 사례로 들어볼게요. 이 로봇의 최종 목표는 물류센터에서 여러 가지 물건의 주문이 들어오면 그것들을 직접 집어서 장바구니에 담는 겁니다. 만약 로봇이 물건 앞에 서 있는 상황이라면, 먼저 어떻게 잡을지를 고민하겠죠? 그런데 이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왜냐하면 우리가 모든 물건을 같은 손동작으로 잡지는 않잖아요.

예를 들어 선인장이 있다면, 식물이 아닌 화분을 움켜쥐듯이 잡아야 하죠. 그래서 피킹 로봇은 물류센터의 물건이 파손되지 않도록 ‘잘’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로봇은 반복 훈련을 통해 ‘내가 어떻게 잡았는지’를 기억하고 실패와 성공을 학습합니다. 이를 딥러닝 강화학습이라고 해요. 성공하면 가점, 실패하면 감점하는 일종의 상벌 시스템을 통해 피킹 성공률을 높이는 거죠.

연구를 하다 보면 마치 아이를 키우는 느낌이 들어요. 로봇이 점점 똑똑해지는 것이 눈에 보이니까요.

연구원님의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쏙쏙 되네요. 그럼 실생활에서도 로봇 연구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으시나요?

그럼요. 저는 집에서 두 명의 아이를 키우는 아빠거든요. 처음에는 물건을 잡지도 못하던 아이가 어느 순간 정확하게 집어 올리고, 심지어는 음식을 숟가락에 올려 자기 입에 넣는 것을 보면서 느꼈어요.

발달심리학적으로 보면 어린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3년간 50만 번 정도 잡아보면서 학습한다고 해요. 실수를 거듭하다 어느 순간 성공해내죠. 저희도 이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5년째 연구를 지속하면서 많은 노하우를 축적했어요. 이 로봇도 이제 500만 번 이상은 잡아봤을걸요?(웃음) 인공지능 로봇 개발의 포인트는 실수를 통해서 배우고, 재학습한다는 거예요. 사람의 형태를 닮은 인공지능이 마치 인간처럼 배워나가는 과정을 보면서 영감을 받아요.

지능형 로봇이 겪는 자그마한 시행착오를 우리 인간이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고요.

일상에서부터 주의를 기울이고,  연구에 몰두하신 덕분인지 올해 3월에 열린 AI 로봇 대회에서 연구원님이 이끄는 팀이 우승하기도 했다고요

정확히는 ‘2020 물품조립 AI-로봇 챌린지’였어요. 인공지능 로봇들이 제품 조립설명서를 읽고 물품을 조립하는 능력을 겨루는 대회였죠. 이 대회의 백미는 바로 한 번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의자를 조립하는 자유과제입니다.

당일 처음 공개되는 설명서를 로봇이 보고 스스로 인지 판단을 한 뒤, 융통성을 발휘해서 창의적으로 만들어야 했어요. 총 4팀이 대결했고, 저희 팀이 최종 우승을 차지했죠. 2시간의 조립시간이 주어졌는데 저희 팀만 겨우 완성에 성공했어요. 혹시나 실패할까 조마조마했는데 예상치 못한 우승을 안겨주어서 정말 기뻤죠.

딥러닝을 이용한 인공지능 로봇의 피킹 작업. 손목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크기도 모양도 각각 다른 물건을 인식해 잡아 올리고, 분류할 수 있다.

아이처럼 키운 로봇이 성과를 내면 참 뿌듯할 것 같은데요.  연구원님이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로봇은 사람에게 있어 편리한 ‘도구’라고 생각해요. 우리 주변에는 열악한 산업 현장에서 노동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덥고 춥고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각종 질환에 노출되는 경우가 있죠. 이러한 작업을 로봇이 대신할 수 있다면 좀 더 쾌적하고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실제로 한 공장 조립라인에서 저희의 부품 정렬 로봇을 사용하면서 잔업이 줄어들고, 일의 효율이 늘었다고 좋아하셨을 때 크게 보람을 느꼈죠. 어떤 사람들은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해요. 하지만 인간이 하는 일을 로봇이 100% 커버할 수 없을 거예요. 로봇을 관리 감독하는 사람이 필요하기도 할 것이고요.

20세기 초반 이동수단이 마차에서 자동차로 전환되었을 때 똑같은 걱정이 있었지만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 것처럼 말이죠.

미래를 바꾸고픈 로봇 덕후 청소년 <MODU>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해주세요.

앞으로는 인공지능을 넘어선 ‘강인공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의 시대가 올 겁니다. 사람과 똑같은 수준의 종합 지능을 가진 로봇이 일상화될지도 모르죠. 이 기술을 적용해 창의력과 상상력을 가진 로봇을 만드는 시대적 흐름에 일조하고 싶은 친구들을 환영해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저희 센터로 견학을 온다면 미래를 간접 체험할 수 있을 거예요. 로봇 산업은 모든 분야가 융합할 수 있는 분야이기에 다양한 각도와 시각에서 바라보세요. 예를 들어 로봇공학뿐만이 아닌 로봇심리학으로 접근해도 좋고요. 따라서 상상력을 기르는 활동이나 인문학적인 소양을 쌓는 경험을 추천합니다.


글 이은주 ●사진 손홍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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