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이달의 진로

18억을 잡아라! 할랄컨설턴트 – 사단법인 한국할랄산업연구원 장건 원장

18억을 잡아라! 할랄컨설턴트

아랍어로 ‘할랄’은 ‘허용된 것’이라는 의미다.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모든 것을 말한다.
제품이 무슬림의 손에 닿기까지, 그 전 과정을 심사하고 보장하는 할랄컨설턴트를 만났다.

 

57개국 18억 명의 무슬림과의 거래 필수 조건
할랄 인증은 동남아와 중동 등 이슬람권과 무역 거래를 하기 위해 먼저 해결해야 할 필수 조건이다. 원래는 식품
에만 적용됐으나, 점차 화장품과 의약품, 소비재로 그 범위가 넓어졌다. 식품은 할랄 인증이 의무적이므로 원재
료부터 생산 과정, 유통, 마트에 진열돼 소비되기까지 모두 인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할랄 제품을 운송할 때는
전용 차량을 사용했는지, 보관할 때는 완벽히 세척하고 소독한 전용 창고인지 확인한다. 할랄 제품이 아닌 것과
함께 보관하거나 운송했다면 철저히 분리하고, 포장했는지 확인하는 식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람’, 즉 금지된 것을 원료로 활용하지 않는 것이다. 첫째로 돼지는 고기는 물론 돼지 피, 털,
콜라겐이나 돼지에서 추출한 젤라틴도 금지 재료다. 두번째는 알코올인데, 이는 아주 미량이라면 검출돼도 괜
찮다. 세 번째는 ‘알라의 이름으로 도살되지 않은’ 고기다. 닭, 양, 소, 오리 등을 살아 있을 때 할랄 방식으로 도
축해서 피를 뺐다면 먹거나 사용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하람’으로 여긴다. 따라서 모든 채소와 과일, 대부
분의 해산물은 할랄로 볼 수 있다.

 

금기 원료와 전혀 닿지 않았음을 인증할 것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부터 완벽한 할랄 제품임을 확인받는 과정이 바로 할랄 인증이다. 할랄 인증의 경우 국제 규
격인 ‘ISO 품질 인증’처럼 통일된 표준이 없어 국가별로 인증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자킴(JAKIM)’, 인도네시아의
‘BPJPH(MUI)’, 아랍에미리트의 ‘에스마(ESMA)’ 등이 대표적이다. 이 경우 다른 나라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공신력
을 갖고 있다.

할랄컨설턴트는 전문적인 할랄 산업 및 인증 지식을 갖추고 인증을 원하는 기업과 계약을 맺어, 제품을 수출하고 싶
은 국가의 할랄 규격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고 인증 신청을 대신한다. 먼저 제품과 생산 시설을 꼼꼼히 검토한 뒤에
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할랄 인증기관인 ‘한국이슬람중앙회(KMF)’ 심사원이 배정되면 함께 현장 심사를 실시하게 된
다. 인증 과정은 약 6개월에서 9개월이 걸리며, 할랄 인증서는 2~3년의 유효기간이 있어 기간이 만료되면 다시 신
청해서 발급받아야 한다.

이 외에도 할랄 시장에 수출을 원하는 기업과 현지 바이어를 매칭하거나, 해외 시장을 공략할 제품의 현지화 작업 및
등록 등 수출 절차, 시장 진출 전략을 제공하기도 한다.

 

“세계 인구 25%를 겨냥하는 글로벌 마케팅 리더를 꿈꿔보세요”

사단법인 한국할랄산업연구원 장건 원장


마스크팩, 페이스 오일 등 할랄 인증을 받고 현지에서 판매 중인 화장품들.

 

우리나라에서 할랄 산업은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대두됐죠. 5년이 지난 지금, 현황은 어떤가요?
2018년 기준 할랄 시장의 규모는 약 2조2000억 달러였지만, 2024년엔 3조200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요. 한국 제품은 현지 시장에서 인기가 참 많은데요, 닭고기와 매운맛을 아주 좋아하는 동남아인들의 입맛에 딱 맞는 ‘불닭볶음면’, 김, 발효 과정에서 검출되는 알코올의 양을 줄인 고추장 등이 할랄 인증을 받아 열풍을 일으켰죠. 식물성 원료를 많이 활용하는 한국 화장품도 유명해요. 이슬람권 화장품 시장은 2024년 95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미국, 일본,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시장이기 때문에 수출을 더욱 확대하려면 할랄 인증은 필수나 마찬가지가 됐죠.

무슬림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뉴스를 봤어요. 205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28억 명에 이른다고 하는데, 산업이 커질 수밖에 없겠네요.
물론이죠. 기독교인이 많은 한국에서는 여전히 반감이 큰 산업이지만 할랄을 너무 종교적으로만 접근하지 않는다면 정말 위생적인 시스템이기 때문에 배척할 이유도 적고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에 우리나라가 타격을 입을 것만 걱정할 것이 아니라, 성장 가치가 무궁무진한 할랄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면 전체적인 파이도 커질 거예요.

컨설팅을 진행하다보면 여러 에피소드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몇 가지만 공개해주세요.
원료뿐만 아니라 제조 과정도 꼼꼼히 심사하기 때문에 기업 관계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지적 사항이 나오기도 해요. 예를 들어 제품 생산 공장에 비치된 냉장고에서 소주병이 발견됐다거나, 돼지털로 만들어진 청소용 솔로 공장을 청소했다거나 하는 식이죠.

눈썰미가 필요한 직업이군요. 할랄컨설턴트가 되려면 어떤 공부를 해둬야 할까요?
식품이나 화장품의 원료, 성분 및 각종 첨가물에 대한 이해를 갖추고 있다면 업무에 큰 도움이 돼요. 허가와 인증, 컨설팅을 위한 서류를 작성할 문서 작성 능력도 필요하고요. 무엇보다 이슬람권은 크게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권, 카자흐스탄, 키르기스탄 등 중앙아시아,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 터키 등 중동 국가가 대표적이에요. 영어는 기본이고, 중앙아시아가 목표 시장이라면 러시아어를, 중동 국가를 목표로 수출을 한다면 아랍어를 배워두는 게 좋죠. 현재 한국할랄산업연구원처럼 전문기관에서 할랄컨설턴트 양성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시장 현황, 인증 방법, 통상과 무역에 대한 지식, 마케팅 및 바이어 매칭을 전반적으로 가르쳐주기 때문에 교육을 받고 관련 민간자격을 취득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렇다면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면 바로 할랄컨설턴트로 일할 수 있는 건가요?
그건 아닙니다. 보통 교육을 받고 현직자와 함께 6개월에서 1년가량 실습을 다니면서 실무를 익힌 뒤 각종 인증기관에서 강사로 활동할 수 있죠. 기업에 할랄 인증 전담팀이나 중동 국가 수출팀이 마련된 수출 주력 기업이라면 입사할 때 우대 자격이 되기도 합니다.

아직은 생소한 분야지만 할랄 산업에 관심이 생겼다면 해볼 수 있는 활동도 추천해주세요.
기회가 생겨 무슬림 친구들을 사귀게 된다면 생선구이나 조개구이 집에 데려가 보세요. 아주 좋아할 겁니다.(웃음) 말레이시아나 태국 등 동남아시아로 여행을 간다면 시장이나 마켓에 꼭 들러서 할랄 제품을 구경해보고요. 말레이시아는 동남아 할랄 시장의 중심이고, 태국은 불교 국가지만 남부에 500만 명 가까이 무슬림이 사는 만큼 로컬 마켓이 활발하게 운영되니 할랄 제품만으로도 구경할 거리가 무궁무진할 거예요. 또 오는 8월에는 코엑스에서 할랄 산업 전시회가 열립니다. 국내 유일 할랄 산업 박람회이니 한번쯤 참여해보고 무역 기초 지식과 바이어 매칭 현장을 어깨너머로나마 구경해보길 바랍니다.

 

글 전정아 ● 사진 손홍주, 게티이미지뱅크

 

MODU 정기구독 신청(계좌이체) MODU 정기구독 신청(카드)

NO COMMENTS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