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글로벌 롤모델

무너진 버거를 다시 세운 버거의 왕, 전 버거킹 CEO 다니엘 슈워츠

본인이 살아온 날보다 오래된 햄버거 회사를 위기에서 끌어올린 젊은 CEO가 있다. 1953년에 문을 열어 60년이 넘은 기업 ‘버거킹’의 CEO를 맡았던 다니엘 슈워츠(Daniel Schwartz)이다. 32세에 CEO가 된 그는 미국의 영향력 있는 경제 잡지 <포브스>가 선정한 ‘40세 이하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가’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기울어지던 기업 ‘버거킹’을 위기에서 살린 다니엘 슈워츠의 비법은 무엇일까?


병원 대신 월가로 향하다

다니엘 슈워츠의 어릴 적 꿈은 의사였다. 의사였던 아버지나 삼촌의 영향으로 막연히 가졌던 장래희망이었다. 하지만 고등학생 때부터 과외를 하며 돈을 벌기 시작한 그는 코넬대에서 경제학과 경영학을 전공하며 기업인으로 진로를 바꿨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차곡차곡 경력을 쌓으며 월 스트리트 엘리트 코스를 밟아나갔다. 2005년에는 브라질 투자회사 ‘3G캐피털’에 입사해 3년 만에 회사의 임원 자리에 올랐다. 이는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의 계기가 됐다. 3G캐피털이 부채 비율이 높은 위기의 버거킹을 인수한 뒤 다니엘에게 CEO 자리를 준 것이다. 그의 나이 고작 32세 때의 일이다. 당시 업계 1위인 맥도날드는 50대 CEO를 필두로 운영되고 있었다. 업계를 놀라게 한 파격적인 인사와 함께 10년을 월 스트리트에 몸담았던 그의 햄버거 인생이 시작됐다.

지난해 버거킹이 유럽에서 출시한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채식주의 버거 ‘레벨 와퍼(Rebel Whopper)’.

35초 안에 와퍼를 만들 수 있는 CEO

다니엘 슈워츠는 모든 것이 현장에 답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먼저 버거킹 매장 주방을 방문했다. 자신에게 부족한 외식업 경험을 채우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CEO였지만 사무실이 아닌 매장에서 유니폼을 입고 직접 햄버거를 만들고 고객의 주문도 받았다. 심지어 화장실 청소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게 몇 달 동안 현장을 파악한 그는 문제점을 발견하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먼저 수십 가지에 달하던 메뉴를 대폭 줄였다. 비용 절감을 위해 불필요한 비용도 과감하게 없앴다. 그 비용이 본인에게 주어진 임원 특전일지라도 거절하며 비용을 줄였다. 그는 직원들에게 ‘회삿돈을 내 것처럼’ 써야 한다고 수백 번 강조했다. 대규모 인원 감축은 물론, 회사 직영 매장을 매각해 기존 1300개에서 71개로 확 줄였다. 본사 사무직을 줄이고 고객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매장의 직원을 늘렸다. 2012년 46억 달러였던 버거킹의 기업 가치는 2014년 90억 달러(약 10조 6000억 원)를 인정받으며 다시 확고한 2위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지금 버거킹의 지주사 ‘레스토랑 브랜드 인터내셔널(RBI)’의 시가 총액은 443억 달러(약 52조 2000억 원)에 달한다.

 

젊은 감각으로 출시한 신제품

다니엘 슈워츠는 맥도날드를 따라가기 위해 신메뉴를 우후죽순 내놓던 버거킹의 과거를 잊지 않았다. 그래서 신제품을 출시할 때 이전보다 신중하게 접근했다. 경쟁사에는 없는 제품, 자신의 젊은 감각을 반영해 ‘저칼로리 감자튀김’과 다양한 식습관을 반영하기 위해 콩으로 패티를 만든 와퍼, 반려견을 위한 ‘독퍼(Dogpper)’ 등을 내놓은 것이다. 이는 곧 좋은 반응으로 이어졌다. 한정판 메뉴를 만들어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얻고, 메뉴 설문조사와 모니터링도 꼼꼼하게 진행했다.

와퍼 특유의 직화 구이의 불맛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든 반려견 비스킷 ‘독퍼(Dogpper)’ 캠페인 광고.

 

겸손함은 중요한 미덕

젊은 나이에 성공한 CEO가 된 그는 항상 겸손을 강조할 정도로 성숙한 경영관을 갖고 있다. 그는 직원을 뽑는 면접에서 ‘당신은 머리가 좋습니까, 아니면 열심히 일하는 노력가 형입니까?’라고 질문한다. 열정적이면서 오만하지 않은 사람을 좋아한다며 거만한 자세를 가장 경계했다. 세계 3대 패스트푸드점으로 버거킹을 키운 그는 2019년 1월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직책이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직접 현장으로 나선 대표, 그가 다음 문제점을 찾기 위해 현장으로 향할 곳은 어디이며 ‘제 2의 버거킹’ 신화를 쓸 곳은 어디가 될지궁금해진다.

글 노형연 ●사진 위키미디어커먼즈, 버거킹 공식 홈페이지 ●진행 전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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