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꿈

뇌과학, 인류의 문명을 새롭게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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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는 복잡한 연산과 제어가 가능해 슈퍼컴퓨터와 첨단 스마트폰보다 뛰어난 정보처리 능력을 갖고 있다. 또 40개의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우수한 기억력과 손상된 부분의 기능을 다른 영역이 대신하는 재생 능력도 지녔다. 이렇게 뇌의 기능은 한계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 인간이 가진 통찰력과 인지력, 창의력, 문제해결 능력을 과학 기술과 접목해 활용하면 삶에 큰 변화를 일으킬새로운 기술을 창조해낼 수 있다.

 

뇌공학으로 변화하는 인간의 삶

최근 뇌를 촬영하는 영상 기법이 발달하면서 뇌의 구조와 기능을 이해하는 연구가 활발해지고, 신경 과학적 지식을 공학적으로 응용하는 ‘뇌공학(Brain Engineering)’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컴퓨터, 인공지능, 로봇 등의 기계를 뇌와 연결해 정보를 교류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2009년 개봉한 영화 <아바타>에서 뇌전도를 통해 아바타를 원격 조정하는 것과 유사한 기술이 현실로 이뤄지는 셈이다.
뇌공학 연구 초기에는 인간의 뇌에 전극을 삽입해 전자기장의 미세한 변화로 기계를 조정했지만, 최근에는 전극을 사용하지 않고 인간의 생각만으로 로봇을 조작하거나 게임을 진행하는 기술이 성공하고 있다. 뇌와 컴퓨터의 상호 작용이 개선되면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입력하지 않아도 생각한 정보를 글자로 정확하게 구현 할 수 있고, 마우스 같은 제어장치 없이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게 된다.

인간의 두뇌 활동을 기계로 파악해 여러 산업에 활용하는 방법도 연구중이다. 과거에는 MRI로 두뇌를 촬영해 뇌를 관찰했는데, 최근에는 인간의 사고를 컴퓨터에 다운로드하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정보를 뇌에 바로 입력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연구진은 영화를 보는 사람의 뇌 변화를 MRI로 측정해 영화 장면을 동영상으로 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일본 교토대학교 연구팀은 2013년에 잠자는 사람의 꿈을 기록하는 연구를 시도했다. 꿈을 꾸는 동안에 뇌의 시각 피질 영역에서 변화가 발생하는데, 이것을 해독하면 꿈을 재생하거나 다운로드하는 게 가능해져 인간의 생각을 넘어 무의식까지 컴퓨터로 전송하는 기술이 실현되는 것이다. 이런 기술이 완성되면 인간의 생각을 보다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게 돼 기존 거짓말탐지기보다 정밀한 범죄 분석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 뇌에 전기적인 자극을 가하거나 칩을 이식해서 잊어버린 기억을 되살리고 나쁜 기억을 지우는 기술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 기술이 성공하면 언어, 법률, 의학, 공학 등 전문적인 지식이나 복잡한 기술을 짧은 시간 안에 뇌에 입력하는게 가능해질 전망이다.

건강한 생명 연장을 가능하게 하는 뇌과학

뇌와 기계를 연결하는 기술은 의학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뇌 신경계의 정보 전달은 전기 신호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데, 컴퓨터와 같은 정밀 기계 역시 전기 신호를 이용해 제어하므로 기계를 뇌에 접속하면 감각, 운동, 뇌 신경 질환을 치료하는 게 가능해진다. 이 기술을 실현한 대표적인 사례가 청각을 되찾아주는 ‘인공 와우’다. 외부의 음파 에너지를 전기 신호로 바꾼 뒤, 전극으로 청각 신경을 자극해 소리를 듣게 하는 인공 와우 시술은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됐다. 또 빛 신호를 전기 신호로 바꾸어 시각 신경에 전달해 시력을 회복시키는 인공 망막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며, 외부 카메라에 입력된 시각 신호를 망막에 이식한 칩에 전달해 시신경을 자극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근육을 움직이는 뇌 신경 세포 신호를 측정해 이 신호로 로봇 팔 같은 보조 의료 기구를 구동하는 기술도 실현되고 있어 뇌의 전기 자극을 통해 장애인들도 정상적으로 생활하는 게 가능해진다. 최근에는 뇌졸중 환자의 뇌에 전극을 삽입하고 전기 자극을 가해 뇌 기능을 회복시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파킨슨병, 간질 등의 난치병을 치료하거나 식물인간의 손상된 신경계를 재생하는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이렇게 뇌와 기계를 연결하는 기술은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의학 기술을 만들어내며,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치매, 우울증, 조현병, 자폐증 같은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데도 뇌과학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1000억 개가 넘는 뇌 신경 세포의 연결을 도식화한 것을 ‘커넥톰(Connectome)’이라고 하는데, 이런 뇌 지도가 완성되면 뇌에 있는 신경 세포들 간의 연결망을 들여다볼 수 있어 알츠하이머와 같은 뇌 질환의 원인이 되는 회로를 확인할 수 있으며, 손상된 신경 회로를 바로잡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뇌 지도 제작을 체계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고, 뇌 지도를 활용해 보다 인간에 가까운 인공지능을 만드는 연구에도 관심을 갖고있다.

세계는 지금 뇌과학 연구에 몰두

뇌과학 기술이 여러 산업에 활용되고, 인간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가능성이 증명되자, 전 세계적으로 뇌과학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은 2024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입해 뇌 지도 구축과 신경망 분석에 집중하고 있으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는 고해상도 3D 현미경과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해 올해 초 뇌 지도를 3D로 정밀하게 그려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구글도 자신들이 개발한 AI 기술과 매핑(지도화) 기술을 활용해 인간 뇌 지도 제작에 도전할 것을 발표했다. 유럽연합은 2022년까지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슈퍼컴퓨터에 활용할 인공 뇌 제작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일본은 원숭이 같은 척추동물의 뇌지도를 제작해서 감정과 관련한 신경 활동을 연구 중이다.

우리나라도 2015년에 뇌과학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10년간 3400억원을 투자해 뇌 지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2018년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뇌 연구 기본 계획을 발표하며, 뇌 분야 기초연구를 2023년까지 2배로 확대하고 뇌 신경망 구축에 주력할 것을 밝혔다. 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뇌 원리를 규명하고 정보통신, 로봇, 뇌과 학 기술을 융합해 신경 자극 기술과 인체 삽입 전자약 등의 새로운 뇌질환 치료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다.

 

글 강서진 ● 그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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